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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남기고 간 것들

일상의 이야기

by 별난 이 2023. 12. 7.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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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의 시작은 누군가 남긴 톡.

<가을 되니 불멍 하는 문학의 밤이 생각났다>였다.

나는 이 집에 들어올 때마다 생각이 났다. 문득문득.

 

 허다한 다른 사람들과의 추억은 우짤 건데?? 

스스로 "오바"라고 추억 스위치를 껐다.

 

 

 

지금 그녀 혼자서 낑낑대고 텐트를 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울 김서방 같았으면,

나와서 도와라, 여기 잡아라, 힘 좀 써라, 머 가져와라... 하면서 사람 괴롭힐껀데, 

훨씬 신사에 장사다.ㅎ

 

오늘 어쩜 저기서 첫 텐트 외박을 할지도...몰것다..ㅎㅎ

 

 

에잇, 모처럼 삼인방에 톡을 남겨보았다.

우리의 아지트, 미미베이커스에서 만남이 번개로 추진이 되었다.

그러다가...

우리 둘 만의 캠핑 계획이 스르륵 잡힌 거다..

창업으로 바쁠 그녀는 빼고.

 

 

ㅎㅎㅎ 나 기다리는 며칠간 설렜잔아...

왜??

불멍? 사유? 알콜?

 

 

 

시간이 제법 흘렀다고 생각해서일까,

술이 잠금 해제해서일까,

잠궈뒀던 단어가 툭 튀어나온다.

있을 때 잘허지~

처음부터 아웃사이더로 취급하더만,

결국 이렇게 되았다.

 

메리어트 와인도 가져왔다.

투숙했던 친구가 주고 간 선물이다.

남편과 좋은 시간 가지라구 했는데,

남편은 지금 어금니를 뽑아서 강제 노알콜 기간임.

앞으로도 몇달간 쭈욱 그럴 예정임..

그러니 지금 따야 함.

와이트와인이 시큼함 없이... 기분 좋게 취기가 돈다..

소주파 그녀에겐,

딱 두 잔만 허락했다.

나 모자르니 고만 마시라구 했음...

몹시 서운했는지, 담날 숙취처럼 되뇌이더구먼....ㅎㅎㅎ

 

그녀가 작년인가 재작년에 놔두고 간 장작..

재고가 분명 있을 낀데...

그건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아마도 다른 팀이 왔을 때, 사용한 듯했다.

아까 마트 장 볼 때 사온 한 박스... 그걸론 부족하단다.

부랴부랴 하나로마트가 문 닫기 전에 다시 가서 장작 한 박스를 더 사 왔다.

놀기 위한 수고... 이런 건 호흡이 척척이다.

한 밤중이 되어서....

새벽까지 갈 장작이 부족하단다...

부랴부랴 2차로 근처 캠핑장을 찾아갔다.

이제서 안 사실. 모든 캠핑장에선 장작을 팔고 있었다.

우리, 밤 꼴딱 샐 요량으로 3박스를 더 구입했다.ㅋㅋ

텐트랑 장작불 사이에서 밤을 샐 작정이었다...

 

그러나 말입니다~~~

시간이 한참 지나 방에 들어간 순간....

흐이구나, 따땃한 방구들이 내 발목을 잡는다....

철푸덕 주저앉을 수밖에..

추위에 고만 떨고, 따사한 여기서 3차 시작하자잉~~

 

그녀가 물었다.

덜 구운 고기 드시나요?

아뇨!!

나의 대답은 단호했다.

그렇다. 난 소고기는 횡성한우, 굽기는 웰던. 에 대한 선호도가 확실한 사람이었다.

변하지도 않는다.

매정함이, 뚝뚝 묻어 떨어진다. 진정 나 답다.

정나미 떨어지구로ㅠㅠ

 

 

 

 

불과 십 수개월 전이었는데

그때 보다 미약하게 마셨구먼,

둘 다 술을 이기지 못한 아침.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더니...

 

 

갑자기

앞으로 남은 삶에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젊은 순간임에 틀림없으니,

그 증거 자료,

반드시 남기기로 한다....

 

 

이 책을 읽는 순간,

내가 생각이 났다고 했다.

지금 이 순간, 

내 비록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다 늙은이라 할지라도,

나를 생각해 주는 그대가 있어 참 행복하다고 전하고 싶다.

 

그녀와 난 결이 비슷하다.

이 책과는 인간애가 비슷하다.

 

나. 이런 감성. 이런 사진. 이런 글. 가능할까? 

 

그녀가 남기고 간 흔적 둘.

올해, 설레는 크리스마스로 우릴 이어줄것만 같은 전구.

 

감사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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