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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친구

일상의 이야기

by 별난 이 2023. 10. 29.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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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10월이면 한국을 방문하는 친구,

두 달 전부터 비행 스케쥴을 단톡에 올려, 

자박자박 우리의 삶에 스며들다가,

마침내, 마땅히 그래야하는 진실이 된다

정책, 칭찬해~ 

올핸, 다른 친구가 미국에 간 사이 들어오는데다, 울집 근처 호텔이닷.

내 맘이 쓰일수 밖에.

 

도착 첫날, 4인이 모였다.

이 조합은 앞으로 언제 또 있을지 모를 조합이다. 

이상하게도, 어쩌면 이 순간이 내 남은 생애 중 마지막 일 수 있다는 생각을 시나브로하게 된다.

그래서 더 소중하다.

 

모던샤브.

일단 분위기는 모던과 품위.

룸 차지가 9만 원인가 있다고 해서, 깨갱. 룸을 포기했다.

코로나 이후, 레스토랑에선 별거별거에 다 값을 매긴다. 익숙치 않쿠만.

 

홀도 충분히 프라이빗 하다.

므찌다.

 

 

키오스크, 모던한 주문?

야채 무한리필.

고기 무한리필.

마지막 죽까지 모두 프리.

엊그제 일본에서의 마지막 식사 샤브샤브가 생각났다.

야채만 무한리필이었음에도 ~ 채소값이 금값이구만~ 하구 넘나 행복했는데....

여긴 모든 게 무한이다...

우리, 고기 10판쯤 먹은 듯?

 

처음, 예약을 부탁받았을 때,

넘 비싸다고 태클을 걸었었다. 내가.

근디 말입니다.

결코 억울하지 않은 가격이란 결론..ㅎㄷㄷ

 

후식 파인애플 아이스바.

국민학교 다닐때, 엄만 하굣길 버스비를 주셨다.

등굣길은 아버지 출근하시는 차를 얻어타고,

하굣길은 친구들과 걷고 수다떨며 버스타고 다녔던 기억이다.

학교서 집까지 버스를 포기하고, 친구들 걸어가고, 그 버스비로 사 먹던,

동그란 파인애플 맛 아이스케키가 소환되었다..ㅎㅎ

그때도 꿀맛이었는데, 지금은 더  맛있다.ㅎ

 

그녀의 버킷 리스트 1

별마당?? 

지척에 두고도 가보질 않는 우리는 서울 촌사람...

그녀의 버킷 리스트는 머다?? 

우리의 버킷 리스트 다...ㅋㅋ

친구 덕에 눈에 낀 먼지 닦아 본다.

별마당 도서관은 처음 모습에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여

한쿡사람보다 외쿡인에게 훨씬 인기 있는 핫플이 되었다.

이 곳이 책을 파는 곳인지, 책을 읽는 곳인지, 그저 핫플인지...

스벅  줄도 하염없었음....ㅠㅠ

 

 버킷리스트 2

지난 15일 광화문 현판과 함께 10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월대.

왕의 백성들과의 소통의 장소였다.

월대 복원을 위한 발굴 중에, 전차 선로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일제가 궁의 일부를 밀어버리고, 조선 총독부를 짓고, 도로를 내고 전차를 지나게 한 때문이다.

월대의 어도 끝 서수상 1쌍은 이건희 회장 유족의 기증으로 원래 자리로 돌아왔는데,

호암미술관 마당에 전시되어있었다고 한다.

어느 누구도 그것의 원래 자리가 여기 월대였는지 몰랐다고 하니 더욱 황당하다.

얼마나 많은 유적들이 이렇게 뿔뿔이 흩어져 그 존재 가치를 모른 채 있는 건지..ㅠㅠ 

 

여기까지 왔으니 경복궁 안으로 들어가 본다.

고종과 명성황후의 거처였고,

황후의 피습 장소인 건청궁이 보이고

향원정의 취향교는 아치 모양의 원래 모습으로 복원이 되었다.

흐드러지게 많았던 연못을 둘러싼 수령 많은 나무들은 간 곳 없고,

하얀 다리는 눈에 튀었다.

연못이 공사로 아직 아픈 모양. 온통 녹색이다. 

순환이 안 되고 있다는 증명.

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이 연못 구석구석 흘러 씻어내고 순환이 되어

어서어서 치유하길.

 

교태전 정원,, 굴뚝

 

 

엊그제 강남 고깃집에서 조차 보리굴비 정식을 선택하는 모습이

친구에게 민폐 끼치지 않으려는 사려깊은 모습이기도 하지만,

아마도  집밥이 그리운 모양이라 생각되었다.

그래서 장시간 토론 끝에 선택한 <산들해 반포>

호텔이랑 가까워서 픽!

고속터미널 6번 출구로 나와 걸어가면 된다.

벌써 거리는 가을가을 하다.

반찬 무한 리필이구, 남겨두 되는구만,

구지 한 상 차려진 찬은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다 먹는다.

그 마인드, 매우 칭찬해.

 

난.. 어제저녁에 먹은 치킨이 체했는지, 속이 편 칠 않아

아침부터 여러 개의 소화제를 때려 넣고 간 탓에

살짝 먹는 시늉만 했다...

내 생각엔 그랬는데,

친구들 왈~

"체해서 못 먹은 게 그 정도야??" "너, 다 먹었어, 얘.~"

... 그짓뿌렁 말아...ㅋㅋㅋ

모시라??? 깨갱

글고 달려간 더리버...

예전의 레스토랑이 디저트카페로 변신했다.

밖의 풍광은 그대로인데, 카페 분위기는 대충 썰렁.

이태리 레스토랑이었을 때의 분위기를 못 따라가서.. 당황했다.

이 곳은 저녁 해질녁이 풍경 맛집이 될듯하다.

식사는... 단지 커피와 달달한 케잌을 먹기 위한 전초 과정인 사람들인가 부다..ㅎㅎㅎ

일 인 일 케잌...

나 깔끔하게 아메리카노 먹으려다,

연유 라떼에 혹 해서 오늘도 어김없이 라떼.

흠... 부드럽긴 하더라구.

 

한강변 억새숲을 거닌다.

원래는 남이섬을 가기로 했던 날이다.

갑자기 비 예보라는데,

난 비가 오면 고즈넉해서 분위기 좋기만 하구만, 

친구는 우중 운치를 영~~반기기 않는 모양.

이 타이밍에, 내 의견은? 

중요치 않쥬~~?

 

친구가 한국에 나올때마다 매 년 들른다는 안경집.

엊그제 다른 친구들은 이미 다들 여기서 한 두 개씩 맞췄다는데,

나두 돋보기 도수를 조절할 타이밍인지라 미국친구의 안내를 받고 쭐레쭐레 따라왔다.

주객이 완존 전도된 형국이다. 

<안경은얼굴이다> 이름 절대 잊어먹을 수 없을 듯하다. 작명을 참 잘했네...ㅎ

이쁜 테가 어찌나 많은지, 고르는 재미가 있다. 가격은 넘나 매력적이다.

암꺼나 골라두 테는 2~4만 원대.

알도 2~4만원대.

 

우리 여기서, 우연히, 미국서 나온 또 다른 친구 가족을 만났잔아....

우와~ 세상은 대박 좁다. 으찌나 반갑던지...

오늘 점심 먹으러 나오랬더니, 그 시간에 딸래미들이랑 명동이랑 마장동 돌구 왔댄다.

아이쿠나... 당근 자식이 우선이지...

매사 친구들 챙기고 정리 정돈 잘하는 친구가,

오늘 일정 짜느라 맘고생 했는지, 

이 많은 주스를 몽땅 엎었다...ㅠㅠㅠ

대~~ 박, 양이 많았으.

실리콘 받침도 소용이 없었다.

앞으로 이런 주스는 한 개씩 날라야 하지 않나... 싶다.

그녀가 다시 돈 내고 오다 해 온 것.

직원들이 번갈아 가며 쏟은 주스를 닦는데, 넘나 미안했다.

미안해하는 으르신들? 위로차, 따뜻한 미소 한 줌 얼굴에 담아도 되겠구만...흐이유

그들은 끝내 굳은 얼굴이었으~~

오늘이 마지막 날...

꼭 낼 다시 만날 것만 같은...

 

남편은 내가 대기조가 된 걸 못마땅해했다.

자기도 덩달아 암껏도 못하고 시골집에도 못 내려가고,  내 스케쥴 비기만을 기다려야하니 못마땅할 수밖에.

그러나 말입니다.

친구들 만나고, 코를 골고 푹 자는 모습에 맘을 바꿨단다.

나 최근 불면증으로 고생 겁나 했거덩~

 

평상시엔 우리끼리 절대로 안만나다가,

미국에서 누구라도 나와야 핑계로 한국에 있는 친구들도 모이게 되니...요상혀.

우쨋든,

좋은 시간, 좋은 추억.ㅋ

 

우리의 마지막 인사가..

건강해서 자주 오랫동안 만나자...였다.

우리가 나이 들어가는게 실로 실감나는 멘트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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