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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리 궁상

일상의 이야기

by 별난 이 2023. 8. 28.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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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60을 막 넘은 친구들은,

우리가 두 다리로 건강하게 여행할수 있는 나이를 대략 70세 즈음까지라고 얘기한다.

흠. 그렇군...

나도 나름 계획을 짜고 있었다...

대략 40개국에 발을 디뎠으니, 최소 50개국은 찍어야 겠구먼....

지금부터 1년 1개국 방문이면 대~충 되려니...하는 계획 말이다.

 

그런데...

아뿔사...

내 건강이 시나부로 별루인거다.

나야말로, 난치병 환자인데다, 시도때도 없이 체하고,

한 번 체하면 세상 그 어떤 약도, 침도 소용없는데다, 최소 4~5일은 드러누워 암껏도 못 넘기고 끙끙이다.

남들은 코로나도 감기처럼 지나갔다는구만, 내게 온 코로나는 결코 감기같지 않았다.

거의 1달을 드러누워있어야 했고, 체력 회복도 하루아침에 되질 않았다....

난, 건강한 저들과 같은 템포로 계획을 세우면 안되겠단 생각이 퍼뜩 들었다.

갑자기...마치 내게 남아있는 내일이 별루 없는것 처럼, 마음이 바빠졌다.

 

1년 2개국으로 급 계획을 변경했다.

나의 버킷 리스트에 있는 나라 중, 지금 이 순간 가장 궁금한 나라,

"모로코" .

.

.

.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넘나 비싸진 항공료~

우크-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더 길어진 항공 노선.

마치 코로나 시국 동안 못 번 돈, 한꺼번에 벌고야 말겠다는 듯 치솟는 여행 경비.

예전에 350 정도면 웬만한 품위있는 여행이 가능했다면,

지금은 최소 500은 잡아야 하고, 게다가 여행지에서 불쾌 유발하는 쇼핑이나 선택관광의 압박을 피할수 없게 되었다.

난 그룹투어 대신, 현지 여행사를 조인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기도 하고,

완전 자유 여행도 고려해봤지만,

연약한 여자. 치안도 불안하고, 떠듬이 영어로, 덥석 무작정 갈 순 없다.

이래서 여행은, 좀 더 젊어 해야한다. 머든 젊어 도전해야한다. 겂없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을. 젊은 타이밍.

.

.

작지만 특화된 여행사를 찾아보았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ㅎㅊ여행사.

지난번 인도여행에서의 만족도 때문이었다.

남들은 기안84의 태어난김에 시즌2의 인도편을 통해,

리얼 인도를 만났지만, 그러나 인도 여행은 네버,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난 달랐다.

독특한 문화가 있는, 인도를 만나고 왔기 때문.

이건...여행사의 이유있는 투어프로그램 덕분이라 생각되었다.

.

.

.

 

처음 '심산'에서 사진을 시작하고, 교수님이 인도 사진여행을 계획했다.

난 무조건 참석인데, 의외로 지원자가 나서질 않는거다.

이유를 들어보니, 다들 인도엔 여행으로 혹은 비즈니스로 다녀온 경험이 있으나,

또다시 여행은 비추라는거다.  불결함, 불편함이 색다른 인도 문화를 만나는걸 방해했던듯 했다.

나는 순전히 호기심으로 출발했다. 남편까지 부추겨서 1+1 옵션으로. 

그들이 강력하게 말렸던 이유는, 인도를 만나고 보고 느끼는데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

좋은 호텔, 좋은 차, 좋은 음식, 격있는 가이드....

이 모든것이 교수님 어드밴티지 덕분.

 

 

그렇게 좋은 기억이 있어 ㅎㅊ 여행사 사이트에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모로코 상품이 있었다. 것두 사진 여행으루다...

년말 출발임에도 벌써 거의 예약 만석.

구래서..나두..결정...쾅쾅쾅

 

예약을 톡으로 진행을 하는데...어라?

오래 전, 인도 여행때 주고받은 메세지가 아직 떡 하니 남아있다.

부끄럽구로...

인도 여행 경비 현금 결재를 하라는데,

구구절절 어쩌구 저쩌구 하믄서, 카드로, 것두 3개월 할부로 결제해 달라고 문자를 보내놨다...내가...

에궁... 지지리 궁상이다....

.

.

 

그동안 문우들이,  사진동료들이, 왜그렇게 사느냐고 했던 이유를 단박에 알겠더란 말씀.

사실 그동안은, 그들이 아무리 ~~~떠들어도,

나, 동의할수 없었다.

난 아니거덩~

근데, 그 문자를 보니..

...맞네...궁상...

깨갱.

바로 수긍. 꼬리를 내렸다.

.

.

구지 변명 타임을 갖자면...

그당시 교수님이 그 여행사를 추천하긴 했으나,

이거, 듣보잡 회사에, 사기믄 우짜지?? 하는 염려가 있었다.

하시라도 캔슬할수 있어야 했다. 그래서 카드로 꼭 반드시 결제를 해야했다.

앞으로 3개월간 생활비 절약해서 여행경비를 충당할 예정이긴 했다. 헤

 

평~~생 그케 살아왔으니, 내게서 궁상내가 폴폴 나는건 당연하다.

왜 '나한테 품위있는 그녀' 대접을 않느냐고 가슴을 치면 안되고,

나, 그런 사람 아니라고 우겨봤자다.

나, 그런 사람이 맞다.ㅋㅋ

그래도 한 가지 스스로를 위로하는건...

그래도 당당하게 살았으~

옳다 생각하는거에 뜻을 굽히지 않았고~

어려운 사람 앞에서 손이 작아지지 않았으며~~

부끄럽지 않게 살았으~~

그거면 되았지...

.

.

 

오늘은 온전히 나를 위해 과자를 샀다.

이게 올마만인지...

그간 엄한데 돈 쓰느라 내 추억의 과자 하나 맘껏 못 먹었따.

거짓말 같지만... 사실.

궁상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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