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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하면 출현하는 또 다른 인격

일상의 이야기

by 별난 이 2023. 8. 1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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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시간은 우리들의 수다타임이다.

영어 공부라기보단, 콩글리시로 스픽 아웃하는, 나름 스트레스 해소, 정신 건강에 좋은 유익이 있다.

그래서 긴긴 코로나 시기에도 우린 꿋꿋이 수업을 지킬 수 있었다.

나름 내공이 큰?? 수업이다.

 

오늘 수업시간에...

남편 숭을 봤다. 나, 절대로 남편 흉보는 여자 아님.

근디, 당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경지까지 도달했으니,

이 게이지를 어떻게든 아웃풋 해야 내가 살 것 아닌가.

 

남편은 퇴직하자마자 한동안은 자숙? 하는 듯 겸허한 자세로 가정일을 돕겠다며 나섰다.

내가 못하는 요리를 좀 배워줬으면... 했으나, 자기가 스스로 선택하길 기다렸다.

한 동안은  적응하는 듯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점점 이상한 자아가 발현되기 시작했다.

설거지를 하고 나면, 설거지 시간보다 더 긴~~ 시간 잔소리를 하고,

남아서 버리는 음식물을 지적하고,

엄마 외출시를 대비해서 축척해놓은 아그들의 비상식량, 냉동식품이 건강에 어쩌구 저쩌구,

내 장바구니를 째려보고,

집으로 배달되는 택배 박스를 예의 주시하고,,,,

어쩌다 저 꼼꼼쟁이가 집안일에 지적질만 하는고.. 했드만...

그는...사실....지적질의 대가였던 것이다.

결혼 34년만에 첨으로 알게된 사실이다.

집안일을 돕기는 커녕, 

내가 하는 것마다 당최 믿음이 안가는지 껀껀이 내 심기를 건드리는 거다.

그래도, 나, 나름 품격 있는 인간인지라, 참을 인.으로 꾸욱 참고있었으나,

게이지가 점점 꼭대기에 다다랐다.

 

 

아~~ 내가 사람을 잘 못 봤어.

저런 인격인 줄 알았음 결혼 안 했을 꺼구만.

이제라도... 무르고 시프다...매우...격하게......

 

 

나의 대책은...

너는 지적질하세요,

나는 나가 놀테요....

 

 

엊그제,

마침내, 이 사람의 방언이 터지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찌그러져있던 주식이 숨통이 텄는지, 내 계좌로 돈을 쏴주고는,

온통 주식에 관한 생생한 모험담이 끝이 날 줄을 모른다.

나, 주식에 관심 일도 없고요, 

노동하지 않고 버는 돈은 사회 악이라 생각하는 고지식한 일 인. 이지만,

그러나 지적질 아니고,

험한 말 아니고,

머라도 떠들어대야 그간 억압되어 내재된 스트레스 게이지도 해소되지 싶어 들어주니...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언이, 얼마전 미 서부에서 목격했던 끝이 보이지 않는 칙칙폭폭 기차같다.

 

 

그러고 보니

이 사람,

퇴직 후,

자기 껀 옷도 못 사게 하고, 

신발이 다 낡아도 있는 거 신겠다고 사지 못하게 하고,

돈 쓰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고,

번 돈은 죄다 나한테 보내면서,

그렇게까지 스트레스 참으면서, 도대체 돈은 왜 벌겠다고 저러는지 몰겄다??고 숭을 보니, 

그게 젤 중요한 거라며 내 말에 동의를 하지 않는다??

셋 중에 둘의 의견이 그러하니,   참조는 해 보겄지만...

 

 

그치만...

난...

좀...

존중받고 싶다오...

평화롭고 싶다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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