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 여행은 이번이 첨이다.
엄밀히 말해, 미국령 괌은 다녀왔으니, 미국이 '첫'은 아니나, 본토가 처음이란 말씀.
911 테러 이후 입국 심사가 까다로워졌다 하고, 코로나 이후 4년 만의 여행이니,
프로 여행러에게도 살짝 긴장되는 시작이다.
에효.... 여행 경비가 비싸진 건 말할 것도 없구요..ㅠㅠ
그래도, 지금 아니면 언제?
두 다리 성성할 때 열씨미 다녀보기로 한지 얼마 안 되었다.
원래는, 블랙 프라이데이 대대적인 세일에 맞춰 아울렛에서 줍줍. 쇼핑 여행을 세웠었다.
친구가 언제 올껴? 오긴 할껴? 할 때,
쫌만 더 기둘려, 아직 유럽이 재밌어... 머 그러면서 미뤘었다.
미국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거고, 세일은 매년 있을꺼라 생각했으니까.
근데, 난데없이 코로나가 터지고, 우크-러시아 전쟁이 발발하고,
급기야 달러 가치가 대박 급등했다.
면세점 가격이 백화점과 거의 동일해졌고,
미국의 물가가 살인 물가 되어, 달러로 해야 하는 쇼핑은 언감생심, 엄두도 못 내게 된 거다.
해서, 미국서 한 일주일 오로지 쇼핑만 하겠다는 계획을 틀었다.
미 서부 캐년 일주 여행으로.
쇼핑 대신 여행, 것두 좋다.
날씨 좋은 4월 말 ~ 5월 초쯤으로 여행 상품 예약을 걸어 놓으니, 대뜸 전화가 왔다.
예약한 두 개의 날짜가 모두 모객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으니, 날짜를 바꾸란다.
집에서 노는 아줌마란 걸 안 순간, 날짜를 확 당겨 삔다.
여행의 백미는 여행 전 쇼핑이구만, 걸 즐길 시간을 뺏겼다.ㅠㅠ
출발 전날, 전자 체크인을 하려고 하니, 친구랑 앞뒤, 낀 좌석이다.
단지 두 시간 늦었을 뿐인데, 죄다 재빠른 사람들인지, 좌석 바꾸는데 실패.
여행사에선 일찍 공항에 가서 카운터에서만 보이는 좌석으로 조정을 요청하라고 조언한다.
--이거 죄다 거짓말이다.
10시간이 넘는 비행을,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숨조차 제대로 못 쉬고 벌 설 걸 생각하면 아찔하다.
마음이 급해져서 친구더러 얼렁 나오라 하고, 8시 30분 비행기임에도 불구하고 난 1:30분에 집을 나섰다.
그러나 말입니다.
아시아나 카운터에선, 유료 좌석 밖에 안된단다. 인당 20만 원, 두 명 값이 아까워서 포기했다.
여행사는, 이 내용을 알았을꺼다.
근데, 마치 공항 카운터에 일찍 도착하면 무슨 방법이 있는 것처럼 호도했다.
'일 참~ 못한다. 여행인생 20년,, 이런 경우는 첨이다....'
머 이런 소릴 하며 고객이 난리 쳤을 테니, 그렇게 위기를 모면한 셈이다.
진짜 일 참~ 못하는 거 맞다.
보통, 패키지 예약하고 공항에서 가이드 미팅하면 땡인데,
이번엔 6번이나 통화를 했다. 일 인 6번이면, 한 팀 38명으로부터 도대체 몇 통의 전화를 받았을까?
샴실 직원들이 바쁠 수밖에 엄따. ㅠㅠ
개뿔~ 참 좋기는~~
수하물을 붙이기 위해, 공항 무인 체크기에서 다시 체크인을 시도하는데,
헉!! 쳌인에 실패,
대신, "직원에게 가라"는 메시지가 뜬다.
그러고 보니, 엊 저녁에도 "체크인에 실패했습니다."가 떴던 게 생각났다.
도대체 무신 일? 쭐레쭐레 카운터로 가니, 보안검색에 당첨이란다. 걍 랜덤이라나??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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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보안 검색대에서 삐~~~~ 소리가 길게 난다.
보통의 짧은 '삑' "삑"이 아니다.
잠시 쫄음. 재 검색 당첨!!...
기계가 잠잠해지고 나서야 풀려났다...ㅠㅠ
방심했던 목걸이를 의심해 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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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공항에 도착한 탓에 시간이 남아, 쇼핑할 시간이 넉넉히 주어졌는데,
구지 면세점서 물건을 살 메리트가 없어진 거다. 그놈 환율 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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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기 탑승 전, 직원이 나를 으슥한 곳으로 안내한다.
마치 내가 무슨 잘못이라두 한 것 마냥 눈치가 보인다.
"심층 검색 당첨".
머시라?
내 티켓에 마킹된 ssss가 이걸 의미하는 거였다.
아까 단순 랜덤이라더니...
귀찮은 검색이 또 있을 거라는 건 안갈켜 줬따.
이번엔 백팩을 살뜰하게 구석구석 살핀다.
여행 시작도 전에 기운 다 뺐다. 기분 별루.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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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좌석으로 오니, 양 옆에 똭 흰머리 어르신들이 앉아 계신다. 에효~~
비행 말미엔 두 분 할아버지들과 친해져서, 여행 동안 먹으라고 틱택도 챙겨 주시고,
여행 잘 다녀오란 인사도 주고받았지만.
그래도 감옥 10시간 되겠따.
옆의 할아버지는 건강하신데, 65세 이상에게만 제공되는 휠체어를 신청하셨단다.
입국이 빠르다고 귀띔해 주신다.
그제서야 휠체어 부대가 눈에 띄었다.
악명 높아 은근히 긴장했던 미국 입국 심사.
오히려 여기선 '그룹투어'가 먹혔다. 프리패쑤.
시민권을 노려 위장 결혼을 위해 들어오는 젊은 여자를 경계한단다.
우리. 할무니.ㅎㅎ
어여와~ 미국은 처음이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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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밖으로 나오니 살 것 같다.
우리를 기다리는 건 샌프란의 랜드마크인 금문교와 피셔맨스 워프.
오후에 도착한 탓에 가볍게 몸풀기되겠다.
샌프란의 랜드마크인 빨간색 금문교.
내 눈엔 다른 많은 다리와 구별이 되지 않아 보인다.
근데, 그들이 자랑스럽게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1929년에 세워진 세계 최초 현수교라는 점.
아직까지 튼튼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점.
우리나라 성수대교를 생각해 보면, 자랑스러워할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공황을 타개하기 위해 금문교. 후버댐. 등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두 개의 교각에 8만 마일의 와이어를 달아 다리를 지탱했다. 이 와이어는 세계를 두 바퀴 돌 길이.
그 당시의 기술로선 최초의 최고의 기술이 되겠다.
현재까지도 당당하게 하루 통행료로 10만 불씩 벌어들이는 귀한 몸이다.
케이블의 두께가 거의 1미터이다.
여기에 와이어를 28,000개를 달았다.
그러고 보니, 요즘 만들어진 어떤 다리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튼튼해 보인다.
알카트라즈 섬.
형무소로 쓰였던 곳이란다.
섬 주변의 빠른 조류와 낮은 수온 때문에 헤엄쳐 탈출할 수 없는 곳으로,
단 한건의 탈출도 성공하지 못한 악명 높은 감옥이란다.
풍경은 기막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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