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진해 벚꽃이 일주일이나 일찍 피었다는 소식을 전해준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단 한 번도 진해 벚꽃 축제에 가 본 적이 없다.
여의도 윤중로에도 가본 적 없구. 인파와 주차난이 몹시 두려운 일 인이다.
작년에 우연한 기회에 맞은 양재천 벚꽃 엔딩, 그 화려함의 순간이 생각났다.
집서 가까운데, 올봄엔 꼭 다녀와야겠다고 생각.
이 기특한 소식을 단톡에 올렸다.
달랑 4명 방인데, 한 명이 오케이. 구럼 나도 무조건 고~
다른 한 친구는 직장이 근처란다.
최소 점심시간엔 조인 가능하겠구먼.
4명 중 3명이면, 성적 우수한 편이다.
블러그를 찾아보니, 양재천에서도 매봉 <->도곡 구간이 갑 오브 갑 이란다.
하여, '양재시민의숲'역에서 만나기로 한 장소를 급히 '매봉역'으로 옮겼다.
매봉역에서부터 걸어 양재시민의 숲에 도착하면
점심때쯤 직장에서 열일하고 있는 다른 친구와의 조인이 가능하겠다 싶었다.
그전에,
우리의 약속장소는 '양재시민의숲'역 이었다.
내 기억 속 그 벚꽃 엔딩 장소가 매헌시민의 숲 근처 여의 1교, 2교였기 때문.
허나,
내 머릿속 전철 노선 시스템에 오류가 생겼다.
난... 7호선 내방-->3호선 고터---> 양재. 까지로만 세팅이 되어있었기 때문.
3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고터에서 내렸을 때,
에스칼레이터에 딱 첫 발을 디뎠을 때,
아차! '양재시민의숲' 역이 3호선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거긴 주황이 아니라 빨강 이었거덩...
울랄라...
친구는 일찌감치 미리부터 '양재시민의숲'역에 와서 기다리고 있구먼.... 말이다...
휴~ 덥다.ㅠㅠ
남편이었음 화를 버럭 냈을 터고,
와이프였음 짜증을 냈을지 모르지만,
남의 와이프, 남의 남편이다 보니,,,
참자... 참자...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ㅠㅠ
나의 이런 실수는 매일 , 매번 일어나는 아주 슬프지만 인정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일상이지만...,
이 친구에게 딱 걸린 일이, 이번이 첨이 아니다.
아주 오래전, 출사에 카메라 메모리 카드를 빼먹고 가는 기막힌 실수를 한 적이 있어, 이번이 재범되겠다. ㅠㅠ
이후, 친구는 출사 공지 때마다 매번,
'메모리카드 잊지 마세요'라는 멘트를 잊지 않았다...
그때마다 나는 매번 찔렸다. ㅠㅠ
우째든,
보다 좋은 사진을 위해,
후다닥 장소를 변경했다.
매봉으루...
과연 매봉역 앞서부터 양재천까지의 벚꽃길이 예사롭지 않았다.
매봉과 도곡 구간의 벚꽃은 걷기에 훌륭했다.
근데, 사진을 찍기엔 먼가 부족했다.
양재천이 넓어 천 반대편의 벚꽃을 한 컷에 함께 담기 어려웠고,
오전의 빛은 꽃사진을 찍기에 방향이 그랬다.
여튼, 걷기에 좋은 코스로~
양재시민의 숲까지 걸으니 오늘 최소 만보 이상은 보장하겠군.
점심시간에 맞춰 똬악 도착, 친구와 도킹.
오늘 점심은 친구가 쏜다~
이 친구는 인생 2막을 어찌나 잘 준비했는지,
모든 친구들이 은퇴를 한 마당에 승승장구, 너무나 잘 나가고 있다.
친하게 지내야징~ㅎ
결국 사진은 매헌시민의 숲 근처 여의 1교와 여의 2교 사이에서 찍음.
여의 1교 근처에선
벚꽃 터널도, 늘어진 벚나무도, 여의천 양쪽길의 벚꽃도, 질주하는 자전거 행렬도 다 가능하고,
여의 2교를 지나면 조팝나무도, 개나리도 있어서,
하얗기만 한 풍경이 아닌 색이 있는 풍경이 가능하다.
양재꽃시장 건물 배경이다.
알록이 달록이 건물이 므찌다.
까치도 벚꽃이 제 집인 거 마냥 누린다.
오늘의 점심 식당.
만두, 전병, 메밀 전, 메밀국수.... 내가 좋아하는 모든 메뉴가 다 있다.
와우~세상 행복함~~
그중 감자만두를 제치고, 만두 매니아 내 입맛을 사로잡은 건...
'메밀 전' 아니고요, '전병' 아니고요, '전' 입니다요.
메밀 자체도 구수한데, 들기름향이 더해져 고소함을 극대화했다.
다시 몇 번은 더 가야 할 각이다.
친구가 '이제 고만 좀 오라'고 할 때까지 쭈욱~~ㅎ
만두를 보니 또 생각난다.
얼마 전 명동칼국수에서 만두땜시 친구랑 거의 싸울뻔 했던 아슬아슬한 에피소드,
그 이야기를 아는 또 다른 친구들이, 제주에서 만두로 싸울까 봐 인원수에 맞게
<한 접시 + 한 개> 를 주문했던 이야기.. 를 듣더니,
만두에 젓가락질이 멈췄다. 마치 '만두 모두 내 꺼' 라고 겁박한 모양새?. ㅋㅋ
우쨋든, 배려의 아이콘, 리얼 신사들이다.
아인슈패너가 가능한 러브루의 커피.
양재천을 마저 다 돌고,
더위에 지친 몸, 양재 도서관으로 향한다.
우린 알고 있다. 도서관에 근사한 카페가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3층 늘봄카페는 이런 뷰가 가능하다.
오픈 베란다 공간이다.
사진보다, 봄꽃보다, 우정이 우위였던 하루.
양재천 벚꽃은 주말이면 피크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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