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시대에 이젠 실내에서 조차 마스크가 필수 아닌 권고사항이 되는 시점인데,
울 집 세 식구가 모조리 코로나 확진이닷.
그동안 그 누구도 단 한 번도 확진된 적 없었던 퓨어한 그들인데 말이다.
딸이 기침이 심하길래,
졸업 후 바로 입사한 회사에 적응하는 게 큰 스트레스려니... 생각했다.
늘 신학기가 되면 몸살을 앓던 허약체질 인지라 몸살감기려니... 그렇게 생각했다.
감기약을 처방받으러 가니, 병원에선 젤 먼저 코로나 검사부터 한다....
바로,
확진.
그 날 저녁, 남편이 어지럽다 하더만, 기침을 한다???
바로 병원으로 델꼬 갔다. 어떤 경우에도 병원엘 안 가고 걍 버티는 스딸이라,
꼬셔서 차로 모시고 갔다.
그 역시
바로,
확진.
울랄라...
일단 딸은 자기 방에 격리.
남편은 티비와 각종 엔터테인먼트를 포기 못해 서재에 격리.
그러나, 안방 침대도 포기를 못해... 안방까지 사수.
두 확진자의 화장실은 거실 쪽 화장실로 정했다.
그 바람에 남편의 동선이 x자로 되고,
내가 대단히 부담스러운 위치가 되었다.
아들의 동선도 참 애매해졌다.
방은 서재와 동생방 옆에 딱붙인데, 화장실은 반대편 안방 쪽 화장실을 써야 하니,
x자 동선이 되었다.
난 식사 준비핑계로 부엌과 거실을 지켰다.
거실의 큰 티비도 차지했다. 실로 큰 수확이다.ㅋㅋ
대신... 소파에서 자야 했다...
침대 아니면 바로 신호가 오는 연약한 허리에도 불구하고,
안방 침대를 남편에게 뺏기면서?
이번에도 내가 잘 공간은 없었던 거다.ㅠㅠ
.
.
.
근데, 아뿔싸...
딸, 남편 확진 3일 후, 아들도 기침이 시작되었다. 병원까지 걸어갈 힘이 없다는 걸 보니 확실히 코로나다.
바로,
확진.
셋이 함께 차 타고 출근하고 학원 가다 서로 주고받은 듯하다.ㅠㅠ
울랄라...
.
.
.
극한 직업, 세 명의 코로나 환자를 돌보는 무수리의 삶이 시작되었다.
세 사람의 식사를, 하루 세 번, 쟁반으로 나르고,
식기를 세척하고 소독하는 일,
빨래를 따로 하고 소독하는 일,
그들의 쓰레기를 따로 매일 버려야 하는 일,
집 안 곳 곳의 환기를 수시로 해야 하는 일,
보통일이 아닌 거다.
그 와중에 나의 안전을 각별히 지켜야 하는 일도 완존 스트레스.
왜냐구?
담 주 제주도 여행이 잡혀있는데, 내가 확진되면 완전 낭패기 때문.
마침 배달 온 쌀도 내가 날라야 한다. 누구 하나 도와줄 식구가 읎따...ㅠㅠ
이럴 땐 왕수다 한 판이 최고의 스트레스 풀이...
전화기 너머로 친구가 조언하기를...
생수 사 묵고, 일회용 그릇이랑 컵, 수저를 사용하고, 바로 버리란다...
다이소에 다 있단다. 일회용품을 두 보따리 사다 날랐다. 그때도 아들이 아쉬웠다. 기꺼이 짐꾼 해 줬을틴데..ㅠ
평상시, 환경 생각한다고 비닐봉지도 일회용 장갑도 안 쓰던 내가,
코로나 확진 식구들 덕분에 어마어마하게 소비했다.
덕분에 일은 훠얼씬 줄었다.
위기의식 없이 집안을 활보하는 남편의 뒤를 따라다니며 손잡이며, 손 닿았던 곳 소독하느라 신경이 곤두섰다.
.
.
드디어
딸램부터 해제...
다행인지 날짜를 알고 딱 맞춘 건지, 담날이 딸램 석사 학위 수여식...
동시에 남편의 해제일. 또한 남편 생일...
일부러 날짜를 짜 맞추려 해도 이렇게는 못하겠구만, 남편 생축까지...
두 사람의 침구를 몽땅 빨았다. 세탁기가 큰 일 했다. 하루 종일 일곱 번이나 돌았으니 말이다.
우리나라 세탁기, 대~~단히 튼튼하다. 매우 칭찬해~~
어제 12시로 아들 해제.
이제 난 바이러스로 부터 해제되어 살 것 같은데,
본인들은 아직 콜록콜록이다.
출근도 시작하고, 학원도 나가고...
근데, 내 생각엔, 한 1~2주 더 쉬어야 한다. ㅠㅠ
프로폴리스를 각 1병씩 사 줬다. 내 경험상, 1인 1통을 다 써야 목이 정상 근처까지 온다.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
왜냐구??
다시 시작된 남편의 잔소리를 들으니 알겠더란 말씀.
그땐.. 내게 평화가 있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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