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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리포트-2

일상의 이야기

by 별난 이 2022. 8. 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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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7

8/19 금

확진 3일차

열은 떨어졌다. 받아온 3일 치 약도 떨어졌다.

코로나 환자가 약을 타러 병원을 또 가야 한다.

이런 시스템 너무 비 과학적이다.

열이 떨어졌으니 해열제는 빼고 처방하시겠단다.

팍시로비드 자체도 부작용이 많은 약이라 중증이 아닌 이상 아예 쓰지 않으셨다고 하신다.

 

이미 발병으로 쿠터 7일이 지났음에도

증세가 약화되긴 했어도 없어지진 않았다.

두통과 어지러움은 여전하다.

밤에 식은땀으로 두어번씩 깬다.

집안에서 잠시 꼬무닥 거려도 힘이 든다.

그냥 푹 쉬라는 의사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교회 구역에서 장례가 났고, 예배 일정을 조율하느라 쇳소리 나는 목소리가 더 갈라졌다.

 

그동안 어깨치료를 해 주시던 한의사 선생님이 문자가 와 있다.

아직 치료가 끝나지 않았는데, 치료받으로 나타나질 않으니,  어깨가 궁금하셨나보다.

그러고 보니, 코로나 증세에 어깨 통증이 사라졌다. 헐~~

고열로 시달릴 땐 열 때문에 어깨통증이 그까이꺼 쯔음으로 가려졌었고,

코로나 약을 복용 중에는 어깨 통증이 없어졌다.

백만 원도 넘게 든 치료비보다  코로나가 효자?

코로나 약이 진통제 역할까지 했을까??

아님, 코로나가 어깨 치료를 한 걸까??

미스터리.

 

 

D-8

8/20 토

제때에 확진을 받았다면 격리 해제되었어야 할 타이밍.

근데 아직 약을 5일째 먹고 있고, 완쾌되었다는 느낌은 없다.

자다 깨다를 반복. 이제야 침대와 일체 되어 조금 잔다.

 

격리 해제 후 링거를 두어 번  맞아야 회복이 된다는 조언과,

살이 빠지니 잘 먹어야 한다는 섭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조언이 들려온다.

 

맞다. 살이 원치 않게 2킬로나 빠졌다.

피팅 모델을 해도 될 것 같은  앙상함이다.

확진 전 머에 홀린 듯이 냉동고에 바리바리 얼려두었던 고기들이 효자되겠다.

하나씩 꺼내 조리한다.

식구들은 자기 식성대로 밖에서 해결하고 들어오고,

가끔씩 메뉴를 물어온다. 머가 먹고 싶은지.

어떤 걸 먹어도 똑같은 맛이다.

이 와중에도 단 맛은 최강자. 아직 단 건 당기니, 아이스크림을 즐겨 먹는다.

목에는 프로폴리스 오랄 스프레이가 효과적인듯하다.

한 통을 벌써 다 썼다.

 

 

앓느라, 스러져 자느라,  여작반 교수님 전화를 놓쳤다.

쉬겠노라 문자를 넣었다.

결정하기까지가 어렵지, 결정을 하니 가볍다.

 

 

D-9

8/21 일

여전히 두통. 어지러움. 기운 없음. 졸림.

아무런 일을 할 수 없음.

이렇게 일주일이면, 살 동력이 없을 듯.

 

D-10

8/22 월

오늘 24시 기준으로 자가격리 해제인데,

아직 그럴 무드가 아니다. 몸이 축 처져있다.

매 끼니를 단백질로 먹는데도, 하루 두 끼니라 그런지 기운이 안 생긴다.

식사를 누가 챙겨주는 게 아니니 세 번 먹기 어렵다.

 

내일 약속이랑 이번 주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

격리 해제후 3~4일 조심하라 하고,

바이러스는 발현 전 2~3일에 최고이며, 이 시점엔 거의 안전하다지만,

예전에 격리를 10일 혹은 14일 했던 걸 감안하면, 14일이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코로나 광고를 하고 약속에 익스큐즈!

그제야 너도 나도 걸렸던 경험담이 넘쳐난다.

조심스러워  서로 알리지를 못하고 지낸 게 분명하다.

 

격리 해제 시간이 다가오니, 침구류를 몽땅 세탁기로 보냈다.

하루 종일 세탁기가 바쁘다.

 

D-11

8/23 화

도시락을 사서 ㅇㅅ이네 방문을 했다.

잠시만 마스크 쓰고 얘기하고 나왔다.

어제 끝낸 장례에 위로를 하고 나왔다.

나도 어제가 되어서야 비로소 잠을 제대로 잘 수 있었던 거 같다.

 

이제 난 슈퍼 보균자 된 거라나?

막 다녀도 된다나??

 

이 시점에 들려오는 남편의 콜록거리는 소리...

먼가 쌔하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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