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즈음 전화가 왔다.
구역 식구의 아들 이름이 떴다. 생전 전화를 하는 법이 없는 아들인데.
일터에서 돌아와 보니, 엄마가 자고 있는 줄 알았는데,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나 어떻게 하냐고 울음이다.
아... 언젠가 닥칠 일이었는데, 그래서 걱정이 많았는데, 너무 빨리 왔다.
먼 훗날 일일 줄 알았다.
아...
내가 나서서 모든 장례 절차를 교통정리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막상 나는 코로나로 묶여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를 의지하고 내게 전화를 해 왔는데, 내가 상황이 이렇다.
아...
인생은 한 치 앞을 모르는 거 맞고, 그 누구도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앞날을 걱정하며 불안한 미래에 살 일도 아니요,
지난날을 후회하며 회한의 과거에 살 일이 아니다.
다만 지금 이 순간,
감사하며 행복한 현재에 살 일이다.
그래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그리 살라 당부하셨나 보다.
왜 하나님은 이 중차대한 순간에 내 손과 발을 묶어 두셨을까... 아무래도 기도 부족. 역량 부족.
'날라리 성도'의 '날라리'를 떼 버리고 싶어졌다. 앞으로 그리 살리라.
지역장이 장례를 주관을 못 하는데, 오랫동안 지병으로 교회에 발을 끊었던 집사님의 장례에
사람들이 위로의 조문을 와 줄는지..
지금 이 순간 모든 장례 절차는 하나님 손으로 건네 졌다. 그분이 주관하셔야 한다.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모여 다시 한번 감동의 기적을 일으켜 주길.
그래서 우리 아직 희망이 있음을 증명해 주길.
그동안의 눈물이 지금 이 순간을 위한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마침 코로나 약을 타러 병원엘 들러야 했다.
병원 가는 길에 살짝 1분만 그 집에 들러, 일이 돌아가는 걸 체크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가 보니, 이미 운구는 병원으로 떠났고, 딸이 막 출발하기 위해 택시가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찰나의 순간으로 잠시 만났다.
그 살림에 건대병원으로 결정을 했단다. 나는 걱정이 앞선다.
나만 괜스레 남 일로 걱정이 많아 보인다.
다들 플라스틱처럼 단단해 보이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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