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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럴줄 알았다

일상의 이야기

by 별난 이 2022. 3. 1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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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학생 셋이 모였다.

원래는 이번에 등단하신 두 분을 위한 파티를 간단하게 한강변에서 치맥으로 하려고 했었다.

한 분은 에세이 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한 분은 여행문화를 통해 여행작가로.

지난 불멍 때 축하 파티는 했었으니, 

에의상 가볍게 '파티해야 하는데요..' 했더니 

노는데 진심인 몇몇 회원의 댓글이 후다닥 올라온다.

내 글 속 일 인 일 닭의 장소를  문우들에게 소개하고, 또 다른 추억을 더하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누군가, 갑투튀, 자기의 갤러리를 제공하겠단다.

모임 장소가 변경되었다.

가까운 야외 추억의 장소가 아닌, 

멀고 좁은 실내 공간으로.  

 

그런데 

반전의 소식.

교수님이 코로나 당첨되어 강제 1주일 격리가 되셨단다.

중요 1인이 참석을 못하게 되었으니 그녀의 본래 취지에서 멀어졌다. 

모임이 어케 되려나...

 

수업 당일 아침.

가족의 확진으로 본인도 의심스럽다고 전해왔다.

그렇게 모임은 없었던 걸로 되었다.

내 그럴 줄 알았다.

내 예상 중 최악의 시나리오다.

머, 예측을 벗어난 건 아니니, 나도 철이 들은 건가 봄.

 

그보다 먼저,

그녀는 몇 년 전 재개발 아파트의 사진을 찍어 ddp에서 개인전을 했다.

그 사진 부스로  작가협회의 상을 받기도 했다.

그 후로도 재개발 아파트 사진을 시리즈로 찍고 있던 걸로 안다.

작년,

사진팀장의 국제전 출품 사진을 보니, 

어, 같은 아이템인 거다.

'재개발 아파트의 욕망'인가 하는 제목으로 재개발 중인 아파트를 찍어 국제사진전에 출품을 한 거다.

같은 반 오래된 동무의 프로젝트 아이템을,

사진반의 팀장으로서,

가져가 쓴다는 게, 

도저히 도덕적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건, 그 몇 해 전, 그가 보인 모습을 떠올리면 그러고도 남을 일이었다..

우린 사진을 찍으러 함께 나갔다.

다른 한 명의 사진을 계속 찍어 주느라 

함께한 사람들은 기냥 내팽개쳐 놓았다.

다른 멤버들은 단지 그들의 들러리였던 거다.

 

그 한 명의 개인전 사진이 부족해서 찍어주는 것이란다.

자신의 개인전  사진을 찍어 달라는 사람이나,

찍어주고 있는 사람이나,

남이 찍어 준 사진으로 개인전을 하겠다는 사람이나,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 집단이었다.

 

내 성질머리에  참고 참아서

그 자리에서 말고,

나중에 전화로 의견을 전했다.

그러면 되겠느냐고...

그때까지만 해도 적어도 팀장은 제정신인 줄 알았다.

그러니 그런 씻나락 까먹는 소리를 한 거다.

 

그 이후로 난 사진반에서 찍힌 건 물론이다.

그 이야기를 했다고 화들짝 놀라는 다른 사람에게서도 가면을 보았다.

 

그랬던 팀장이니, 팀원의 아이템을 가로채고도 남는 사람이다.

난 도덕이나 윤리를 자신의 이익으로 덮는 논리를 가진 사람들이 싫다.

그런 사람들이 잘 사는 세상이 되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 순간은 잘 풀린다고 생각되더라도, 그들은 자기 논리에  발목 잡힐 것이다.

세상이 그들에게 호락호락하면 안 된다.

그래야 밝은 세상인 것이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이 살 만한 세상인 거다.

 

우째든,

내가 확진자 들먹이며 불참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니 잘 된 거고,

노는데 진심인 두 문우에겐 한강변에서 휘리릭.

"수업 끝나고 곧바로 만나자 규"

 

오랜만에 만난 우린 그간의 회포를 풀었다.

"한강치킨"이 2시에 오픈하는 것도 까맣게 잊고.

2시까지 컵라면과 핫도그로 대기하고 있다가,

오픈과 동시에 짜잔 두 마리를 미리 주문했다.

 

맥스 생맥은 이곳의 진리이다.

내가 차를 운전해야 하니 생맥은 두 잔만 주고,

한 모금씩 얻어 마실 빈 컵 하나만 달라고 하니,

근처에 생각보다 경찰이 많으니, 맥주는 마시지 말라는 진심 어린 충고를 한다.

그렇게 우리 셋은 해가 뉘엿뉘엿해져서 강바람이 서늘해지도록 앉았었다.

 

그곳의 야외 테이블을 모조리 사람들이 점령하는 것과

점령한 테이블의 사람들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 

휑해진 테이블과 한강치킨과 강바람을 뒤로하고

담날의 약속까지 하고 헤어졌다...ㅋㅋㅋ

 

수욜,

밥 묵고

쉑쉑쉑

칼로리가 엄청난지 저녁까지 배가 고프질 않아

빵순이들이 커피타임에 빵을 못 먹었음

 

디디피

 

달리 전

달리를 이해하자면, 미쳐얄듯 하다.

우리, 미치지 않았으니, 글 실력이 요 모양이라고 끼득끼득.

 

이곳에서의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전시회를 가졌었고, 

이 골목에서 사진 수업을 했던 생각이 났다.

에효~나잇값 못하는 못난이다.ㅠㅠ

 

 

엊그제 프로방스 마을에서

언젠간 한 번은 꼭 입어보고 싶은 아이보리 컬러의 트렌치코트를 샀다.

내 습관상, 2년은 묵혔다가 새것과 꼬질이 사이쯤 되었을 때 꺼내 입을 것이었구만,

옆에서 뽐뿌질 하는 누군가 있어서 가까스로 입고 나왔다.

덕분에 평생의 소원을 하나 이루었다.

괘안았음.

 

교보

주차 2시간, 수다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가 산 책

 

나를 위한 책

실로 세기만의 '학습지 말고 책 사기.'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책 쇼핑 도움을 받아야 했다.

나 점점 바보가 되는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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