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 이야기이다.
시골집 주변의 다른 집이 공사를 하면서 우리집에 변화가 왔다.
없던 물길이 생겨 우리집으로 들어오는 것이었다.
누구를 원망하기도 전에 우리집 마당은 점점 습기로 가득해 지기 시작했다.
조금씩 습해지던 잔디가 어느날은 발목까지 물에 잠기게 되었다.
우리는 물이 도로로부터 들어오는 곳에
집 안쪽으로 물의통로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통로 중간에 자그마한 연못도 만들었다.
도로에서 들어온 물이
물길을 통해 연못을 지나
집 밖의 제 하수도로 찾아 들어가도록 한 것이다.
그렇게 대 공사후 집으로 들어오던 물은 잡았는데,
이미 습해진 잔디 마당은 이끼들의 천국이 되어버렸다.
이끼들은 해마다 번식에 번식을 거듭하더니
잔디 마당의 대부분을 잠식하고, 바위를 덮고, 나무를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이끼 소탕작업에 들어간 우리는 인터넷을 뒤져 이끼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
이끼는 생명력이 어찌나 강한지, 끓는 물에 삶아도 죽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후 10수년이 지나는 동안 온갖 이끼 퇴치법을 다 하고 있어도,
아직 우리집 마당은 잔디반 이끼반 이다.
그래서 그닥 반갑지 않은 식물이다.
근데, 누군가 이끼를 가져다 주며 사진 연습을 하라한다. 헉!!
이끼의 포자가 마당에 떨어지는걸 몹시 두려워 하면서
사진을 촬영했다.
햇살은 구름 뒤에 숨었고,
날씨는 너무 추워 물방울이 얼었다.
이끼 사진을 찍으며
이끼와 얽힌 울 집 사연이 생각났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