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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가다

일상의 이야기

by 별난 이 2021. 11. 3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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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 빗 소리가 장난 아니다.

 

하늘을 여기저기 날다

이제 그만 고향으로 달려가는 소리가 들린다.

다다다다다다

발자욱 소리

 

 

 

작은 허덕거림

작은 허물

작은 부끄러움을

몽땅 집어삼키고 함께

땅 저 깊이로 숨어버리는 소리

 

깊은 한숨

깊은 슬픔

깊은 분노를

살포시 망토로 감싸안는 소리

 

 

그리고

재빠르게 눈을 피해 땅 속으로 사르르 녹든다

 

그곳이 마치 제 집인양.

고향인양.

 

그렇게 친구들까지 몽땅 데려갔다.

가을 안녕.

 

저녁되니 이 모든 가지들이 다 잘려나갔다.

하루종일 가지치기를 하더니 집앞 커다란 나무들을 댕강댕강 잘라내

뭉퉁한 몸통만 민망하게 남겼다.

어느새, 이 가지들은 세상에 남아있지 않은 존재가 되어버렸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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