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 빗 소리가 장난 아니다.
하늘을 여기저기 날다
이제 그만 고향으로 달려가는 소리가 들린다.
다다다다다다
발자욱 소리
작은 허덕거림
작은 허물
작은 부끄러움을
몽땅 집어삼키고 함께
땅 저 깊이로 숨어버리는 소리
깊은 한숨
깊은 슬픔
깊은 분노를
살포시 망토로 감싸안는 소리
그리고
재빠르게 눈을 피해 땅 속으로 사르르 녹든다
그곳이 마치 제 집인양.
고향인양.
그렇게 친구들까지 몽땅 데려갔다.
가을 안녕.
저녁되니 이 모든 가지들이 다 잘려나갔다.
하루종일 가지치기를 하더니 집앞 커다란 나무들을 댕강댕강 잘라내
뭉퉁한 몸통만 민망하게 남겼다.
어느새, 이 가지들은 세상에 남아있지 않은 존재가 되어버렸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