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의 일상은 집단장.
봄을 맞아 앞베란다 화단을 정리했다.
누군 전문가에게 맡기라 하지만, 난, 내가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꽃 사다 심고...
여름이면 벽을 타고 자라는 무성한 이파리 식물을 즐기고
가을이면 그들이 알록달록 변화하는걸 즐기면 된다....
해마다, 시즌마다, 새로운 아이들을 갖다 심는 즐거움 또한 쇼핑이 주는 즐거움만큼 크다.ㅎㅎㅎ
작년에 그렇게 거리에서 나를 유혹하던...
그래서 내 폰카에 무수히도 담았었던
그 꽃을 사다 드디어 울집 화단에 심었다.
이름이...데모르포세카...그케 적혀있다...ㅎ
매발톱꽃
집 화단에 심기 어려운 아이다.
야리야리 해서 잘 못 건드리면 여기 저기 부러지고 꺽어져서 옮겨심을때 살살 아기 다루듯. 그케 해야한다...
몇해라도 견뎌주면 좋으련만....하는 바램을 담고 심었다.
울남편의 패이브릿 스프링 플라워는 단연코...
튤립.이다
해서 과감하게 두박스나 사다 심었다.
얘들을 살살 심고 있엇구만....
살살 다루는 손길과는 별도로...
옆의 박스가 밑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밑에서 대기중이던 박스의 아그들이 똑똑 부러져버리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머든 대~충 덜렁덜렁 해치우는 습관이 사고를 낸 것이다.
에구구...
학자스민 이란다.
내가 늙는가보다.
작은꽃... 야들야들 야리야리 보이지도 않는 아주 작은 꽃들에 눈이 간다.
지지대에 구겨져 있는 가지들을 살살 펴서 집의 커다란 지지대에 감아주었다.
이런 섬세한 가지를 만지기엔...내 손이... 둔하고 뭉툭하다...
마이 페이브릿
수경식물이다
부레옥잠...
딸 현주는 이걸 보더니...
옛날에 얘네들을 톡톡 터뜨렸던 기억이 난다고 한다...
에효...생각난다..
그때....아침이면 기운없이 죽어있던...걔네들이...울딸 작품이었고만....
내게...
화단을 가꾸는 일이...
참 재미있어 한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잠자던 소질?
이사를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것이...
인테리어 업체를 결정하는 일. 이었다.
당연히 대형업체의 간판을 걸고 있는 인테리어업체를 선택하려고 했으나....
바로 그 대형업체를 통해 공사를 했다가 크게 낭패를 본 지인이 적극 말리는 바람에...
20년도 전에 내가 돌쟁이 첫애를 메고 방배동으로 이사를 했을때
울집을 공사해 준 그 인테리어집 간판이 아직도 있기에 반가운 맘으로 들어갔더니...
그때 그분중 한몀이 반기시는게 아닌가...
해서 여기서 하기로 결정을 보았다.
근데...
문제는...
권해주는 벽지나 타일, 자재들이 눈에 쏙 들어오질 않는다는 점. 이었다.
이미...우리의 눈은...멋진 인테리어의 카페들에 익숙하여 한참 수준이 높아 있는게 분명했다.
그걸 따라가지 못하니 맘에 안차는게 당연하다.ㅎㅎㅎ
그러나 딜레마는 또 있다...
감히 과감히 결정하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다시한번 느끼는건데...나이들수록 '결정장애'가 오는듯하다
이 평범해 보이는 연회색의 벽지를 결정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벽지들을 보았는지...
얼마나 많은 시공된 집들을 찾아가 보았는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고민을 했는지...
눈에 쏘옥 들어오는 수입벽지와 얼마나 싸웠는지...ㅎㅎㅎ
수입벽지는 일단 가격이 다섯배는 된다는데...
설상가상으로 내가 결정한 인테리어 업체에선 수입벽지를 취급을 안한다며 선을 긋는게 아닌가...
이 평범한 벽지...에 시간과 고민이 많이 녹아있다고 했더니...
어떤 전문가는 어이없어 피식 웃었다...
그래...그...평범함이... 내가 원한 바로 그 컨셉. 이었다.
자고로...거실은...평범하면서 밝으면서 넓어보이면서,조금은 우아해야 한다. 게다가 회색계열이면 좋겠다....는 내 생각이 어느정도 보이는지...?
푸핫.
쓰고보니 웃기다.
아, 이 그림은 ...유~명한 화가의 비~싼 그림이다.
두번째 고민이..
울딸방.
애들방은 요즘 유행하는 북유럽풍으로 하고 싶었다.
심플하게 상큼하게...가 컨셉이다
원래는 옆의 큰방이 딸방이었다
아마도 그때...집의 끝에 위치한 큰방이 아들방이었는데
6학년 아들이 그 끝방이 무섭다며, 암껏도 모르는 여동생과 방을 바꿨었다
이제와, 그 큰 끝방을 덩치큰 오빠에게 주려고 하자...
울딸, 발끈하며 자기소유를 주장하더니...
가구를 싹~ 다 바꿔달라고 조건을 단다.
아무래도 딸은 <딜의 여왕>이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란다 딸아~
네 침대는 보통 침대가 아녀~~
저 유명한 에이스에서도 ~
최고가 라인에다~
싱글사이즈가 생산이 안되어서 거금들여 맞추기까지 했단다...
그래도 소용 없었다..ㅠㅠㅠ
암튼 무엇이든 필 꽂히면 적극적이며 최후의 그 순간까지 저돌적이기까지 한 울딸,
설날 하루전날 밤에 드라마틱하게 맹장수술을 하고,
울식구들 설날 떡국도 못묵고 병원식당서 국밥으로 아침을 먹게한 장본인이...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부실한 몸을 이끌고 직접 나가 선택한 가구다....
자작나무 원목의 가구다.
들어가면 싱그러운 나무내음이 풍긴다...
잠이 느~~므 잘오는게 흠이라면 흠이란다...
이뤈~~
아들방 벽지는...그야말로 하늘색이다.
원래는 하늘색에 하얀 구름이 톡톡 찍혀있는 수입벽지가 맘에 들었는데,
머, 돈도 마이 들고, 별 생각없는 아들내미에게 나도 돈과 시간 별루 들이고 싶지 않았기에
현주의 민트벽지 다음페이지에 있는 하늘벽지를 휘리릭 결정해버렸다.
많이 고민 안한탓에 별 기대 없었으나, 의외로 만족도는 크다.ㅎ
방주인이 별 고민없이 생각없이 사니...주변사람들도 거기에 걸맞게 대접하게 된다...쯪
근데, 이녀석,
공부도 안하는 녀석이,
동생의 책상이 들어오는걸 보더니...
바로 그 책상을 `탐`내는게 아닌가...
자기도 갖고 싶다 딱 한마디 했다...
책상 바꿔주면 공부 할꺼임~?
해서 아들도 자작나무 책상으로 바꾸어 주었다.
제발...공부...하기를 바라면서....흐잉
보시라...공부하는 책상인지 아닌지...ㅠㅠ
전세입자가 4년을 거주하는 동안 집안 곳곳이 고장나고 망가지고 썩고 멀쩡한곳이 없었다.
그중 하나, 샤워부스의 타일이 천장에서 바닥까지, 오른쪽 끝에서 왼쪽 끝까지, 금이 가 있엇다..
첨엔 집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나..했는데...
아무래도 여기서 누군가 두어번 뒹군게 아닌가 싶다...ㅎ
해서 어쩔수 없이 타일공사까지 하게되었다.
타일도... 아는 엄마의 도움을 받아 자재상 다 뒤져서 골랐다.
파랑색 타일의 품번을 적어 줬는데... 나중에 와서 보니 회색으로 시공이 되어있는거다..
아뿔사..
이런...
이뤈...
나의 최고의 야심작이었는데...그들이 망쳐놨다.
모델번호 뒤에 AZURE를 적어 줬는데, 전화로 주문할때 영문을 생략을 한 모양이다.
에효...한글로 <파랑>이라 적어 놓을것을...후회했다.
파랑은 화려했을것이나, 회색은 적당히 화려하고 차분하다.
전실
첨 입주때부터 맘에 안들었던 공간이었으나,
새집에 손을댄다는건 짠순이 경제관념상 허용이 안되는 부분이었는데다,
멀 어떻게 해야할지 알지도 못했었다.
다만. 분명한 한가지는...내 맘에 안든다는 그 사실.
근데, 이번엔 기필코 반드시 바꾸고야 말겠다는 신념으로...고쳤다.
내 생각에는...
인테리어 업체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제공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디어는 물론이고 타일이나 파벽돌...이런 소재 까지도 제안을 해 줄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성에 안차니, 내가 나설수 밖에 없었다.
발품팔아 이것저것 굵직굵직한 것에서 부터 세세한 소재까지도 구체적으로 결정을 해 주어야 했다.
그 결과...이젠....
... 집도 지을수 있을것 같다...
에효~
전실의 뿌연 먼지 앉은듯한 마감재을 고벽돌로 바꾸었다.
실제 건물 지을때 썼던 벽돌이라 그런지 소재가 자연스럽게 묵직하고 고풍스런 멋이 있다.
전실의 분위기를...
전원주택의 마당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죄측의 화단을 과감히 없애고, 그위를 히노끼 마루로 깔았다.
쪽마루 혹은 벤치 같은 느낌...
전세입자가..
아 글씨, 블라인드까지도 망가뜨리고 간 까닭에 덩달아 집안의 블라인드도 전부 교체했다.
돈쓰고 시간쓰고 발품판거 생각하면, 뒤통수를 세게 한대 때려주고 싶다가도,
머, 그덕에 집이 새분위기 맞았으니 다행이다 생각하기로 급 마무리 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나 또한 집을 지어도 될만큼의 정보와 자신감을 갖게 되었으니 말이다.
무려 4년동안이나 빛을 못보고 이사 바구니에 담겨져 있던 접시들이 비로소 이사용 뽁뽁이 비닐을 벗고 나왔다.
제천에서 2년, 울집에 들어오기 전 2년...
공간이 없어서 베란다에서 노란 이삿짐 바구니에 담긴채로 있었으나
비닐을 벗기니 마~알간 얼굴을 내 놓는다.
가운데 금색테두리는 스페인 여행때, 양쪽 두개는 그리스 미코노스 여행때 사다 날른것이다.
비슷한거 같으나 다르다.
금색 접시를 탐하는 칭구들이 많으니,
담번에 스페인 가서 두어개 더 사와야 겠다. 초대형 빅사이즈로...ㅎ
제천에 있을때...
나름 잘 지낸다고 생각했고,
서울엔 거의 한주에 한번 이상 다녔었다...
근데...
우울증이 왔었던거 같다.
이제와 얘기지만...
그때 홈쇼핑, 인터넷 쇼핑으로 사들인 그릇들이 어마어마한 양인걸 풀어놓으니 알겠더란 말씀.
그중 하나...
얘넨 백화점에 번듯하게 전시되어있는 것을 세일도 안하는데 바로 샀던 기억이 난다.
세일까지 기다릴수 없었던거다.
세일 타이밍에 맞춰 짠하고 백화점에 들를수 있을지 장담할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그때 생긴 습관이.. 맘에드는 물건은 망설이지 말고 그 순간에 사라...다
게다가...자기네들도 샘플로 수입한거라나 ...하며 이것밖에 없다 하는 바람에..
무엇에 쫓기듯 얼른 샀다.
나중에 홈쇼핑을 보다보니...
그건...늘...그들이...하는 영업멘트. 였다는걸...알게되었다...헤
북유럽 여행때...
러시아에서 2박3일을 지내고 핀란드에 도착했을때..
주유소에 딸린 음식점옆 잡화점에서 난 신세계를 경험한다.
온갖 일상 잡화들의 범상치 않은 디자인에 놀랐었다
북유럽 디자인의 수준을 가늠하게 해 준 일이었다.
그곳에서 먼가 하나라도 건져오지 않으면 크게 후회를 할 것만 같았다.
해서 고른것이 저 촛대들..
한개에 만원 안쪽으로 지불한거 같다.
아들 입학 기념으로 휘리릭 갔다왔던 비엔나..
그곳에서 울딸을 잃어버리는줄 알았던...
동생 찾느라 식겁했던 오빠와, 엄마,...
에효 결국 어느 악세사리점 코너에서 콕 박혀있던 현주를 내가 찾아냈다..
구래서 비엔나 커피를 마셔보지 못하고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오는길에 면세점에서 구입한 클림트의 키스가 그려진 접시와 촛대.
그리고 유리볼로 만든 접시.
-촛대는 사진에서 빠졌다.ㅠㅠ
거실창 블라인드를 거의 입주7년만에 바꿨었다
거금을 들여 천연소재 블라인드를 달고 몇달 못가서 이사를 해야했다.
남편의 지방발령 때문이었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가족은 함께>...라는 생각으로 이사를 단행했었는데,
젤 아쉬운게...이 블라인드였다.
펼이 들어간 진갈색과 청록이 섞인 천연소재의 발. 이었다.
거실에 푸른 그린색을 넣고, 소파색인 갈색도 넣고 싶었던, 생각이 녹아있는 소재를 찾았을때, 쾌재를 불렀었다.
이사를 가서도, 망가질까봐, 그 공간에 어울리거나 말거나, 달아 놓았었는데, 이제야 비로소 제자리를 찾았다.
얘가 마땅한 자기 자리가 없을때...내가 생각한 건...
집에...소유에...많은 돈을 들이는건 쓸데없는 짓. 이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