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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러버들에게 한정식이란

일상의 이야기

by 별난 이 2024. 3. 4.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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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오랜만에 다녀온 <대나무골>.

셋 중 한 친구가 베지테리언이라 어디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예전에 자주 드나들다

남편과 함께했던 저녁 상차림이 영 션 찮았던 경험을 마지막으로

발걸음을 뚝했던,

집 근처 한정식집이 생각났다.

 

어쩌다 가 보니, 예전보단 북적임도 적고, 가격이 업그레이드된 만큼 상차림도 나름 괘안타는 인상이었다.

그러면 난 어쩐다???

그르치..

질릴 때까지 쭈욱 계속해서 간다~ㅋㅋㅋ

 

 

예전 같으면 누구야 밥 먹자 나와라~ 

아님, 모임방에 호출해서 쫙 줄 세워 갈 꺼구만...

요즘, 사람들 가려서 만나다 보니, 쫙 세울 줄 없구여,

밥 먹으러 나오라구 할만한 누구도 없는 거다.

그럼 머다~?

그렇다.

나에겐 아직...만만한 가족이 있다.ㅎㅎ

 

남편 생일 점심 식사 장소를 거기로 정했다.

머 요샌 거하게 먹으면  위장이 힘겨워하고,

거창한 식사에대한 기대감 일도 없고,

가성비 우위의 그곳으로 결정았다.

그리고 식구들에게 광고를 미리 해 놨다.

 

광고 이유??

아그들이 점심이 되기 전에 일어나서 외출 준비를 해 줄것을 미리 요구하는 의미다..ㅠㅠ

요새 엄마 아빤 갱년기라 멜라토닌 부재로 밤을 꼴딱 새고,

아그들은 SNS다 짤이다 유투브다 머다 푹 빠져 꼴딱 새니,

식구들이랑은 오전에 어떤  약속도 하질 못하겠는 거다.

오전뿐이랴ㅡ 점심 약속도 지키지를 못한다.

울 식구들... 군기가 아주 빠졌으.

 

어젯밤 그렇게 광고를 해 놓고,

정작 나는 새벽에야 간신히 눈꺼풀이 꺼지는 바람에  10시가  되어 간신히 일어난 거다.

남편은...

정말이지 생일에 유별 떨지 말라구 그렇게  머 하나도 못하게 기운을 빼놓더니만,

정작 본인은 일찍 일어나 있다.. 헐~~

그리곤 나한테 승질을 부린다.

느지막이 일어난 마눌이 맘에 안든다.

생일맞이가 영 안 된 아침이 기분이 상했다.ㅋㅋ

 

 

난 애들이 제 때 일어날까 안 일어날까~?

요래조래 깨우다가

다 늦게야 식당에 예약을 했다.

것두 맘에 안 든 모양임.

 

미리 몇 달 전에 예약 착착 해 놓고,

당일 아침엔 일찌감치 일어나서 청소하고,

아버님께 축하 인사 하구...그래야했나 봄.

 

우째든...

엊그제 먹은 메뉴가 기가 막혔다는 둥,

한 번 더 먹고 싶다는 둥,

왜 여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당위성에 대한 너스레를 떨면서

분위기를 띄워놓고

막상 도착을 하니...

울랄라~~

어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지...

아휴~~ 

족히 수 십 명은 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옹기종기 모여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있다.

울 식구들,,, 이런 분위기에 적응 못하는 사람들.

게다가..

생일...ㅠㅠ

 

 

 

남자들은 더 투덜대기 전에 멀찍이 식당 밖으로 내보내 놓고,

나랑 딸램은 예약 리스트 바로 앞에 코 박고 대기했다.

헌데 어쩔~

내 예약은 맨 마지막 한 줄 이었으니...

 

마침, 어르신 한 분이 식탁이 비워지자마자, 당신 팀이 앉겠다고 한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워낙 많으니, 알아서 그렇게 자리를 찾아가 주면 대략 고마운 분위기였다.

나도..

한 식탁에서 손님들이 일어서자마자... 우리가 앉겠노라 하고, 자리부터 차지했당.

매우 치열했어여~

가끔은 이기적이다 싶은 어르신들을 숭보다가 슬그머니 나도 배움.ㅠㅠ

 

 

우리 식구들에게 한정식이란...

고기 요리가 나오기 전의 전채 요리에 불과한 건가 봄.

계속 서빙되어 나오는 요리들을..걍 슬렁슬렁 대략 패스하더니만.

이제나 저제나 메인 메뉴인 고기 접시가 언제쯤 나오는지 기다리는 표정이닷.

울집 식구들...

말 그대로 <고리러버>였던 거다.

어이쿠나 갈비찜을 따로 더 주문을 했음에도...

그럼에도..

고기 양이 턱없이 부족하단다... 으이구야 ㅠㅠ

 

아주 오래전,

울아버지 칠순 때 일이다.

부모님과 식구들을 아주 괜찮은 한정식당으로 모셨었다.

난 첨 가 본 그곳 음식이 너무나 럭셔리해서, 정말 대접한다는 생각으로 부모님과 식구들을 모신 거였다.

근데, 울 엄마,

식사 끝나고 나오면서 하시는 말씀이..

"배는 부른데, 먹잘건 없었다."

허얼~~~

돼지갈비 일지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쭈욱 육식을 했어야 한다는 뜻?.

울 친정 식구들... 고기 러버들이 맞다.

나두 한 식구일땐 당근 고기 러버였다.

근데...

우리 아들 딸이 딱 그런 데자뷔 같은 소릴 하고 있으니...

이건 내림인건지... 배운건지..

 

이 집 밥은 그 이름값을 한다.

대나무통에서 쪄서 나온다. 통 대나무의 향이 배서 향기롭다.

아들은 것두 양이 적다고 투덜..

 

 

 

남편의 생일케잌은 미미베이커스에서 쌀케잌으로 넘나 맛나게 예쁘게 만들어주었다.

요즘 신세계에서 연일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는, 스위트파크에서 장시간 고된 줄 서기로 공수한 디저트 파티로 마무으리

 

 

에효 고단하다.

매년 12월~2월까지는 식구들 행사가 줄줄이 있는 데다, 제사도 몰려있고, 명절도 몰려있어서...

넘 숨 가쁘다.

오늘이 그 숨 가쁨의 마지막 날이다.

이제 5월까지 쭈욱 쉬어도 된다. 흐이휴

 

 

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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