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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덮인 덕수궁

일상의 이야기

by 별난 이 2024. 1. 19.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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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소복이 내렸다.

처음 내리는 눈은...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예쁜 눈이다.

눈 내리는 고궁을 찍으러 가자 했더니,

함께 가기로 약속했던 딸램은 이불속에서 꼼지락꼼지락 요지부동이고

오히려 남편이 동행하겠다고 나섰다.

나중에 합류한 딸램과 급 3명의 데이트가 되었다.

 

두 동행을 기다리다 금 같은 오후 시간을 다 보내고, 

4시 30분 다 되어 간신히 덕수궁에 도착.

입장이나 하겠구나.. 6시면 퇴장일 텐데...

저녁 타임에 사진은 거의 불가하다.

대략 눈에서 강아지 마냥 마구 돌아다니자는 생각으로 반은 포기하고 드갔더니만,

어라?? 오늘이 수욜. 9시까지 개장이란다.. 헐

확실히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한 걸음 발걸음을 옮기면 비로소 길이 열린다.

650

 

 

 

 

눈 내리는 궁.

가장 낭만적인 풍경이다.

덕수궁에선 내가 좋아하는 포인트가 있긴 하다.

역시 그 포인트엔, 눈만 돌리면 카메라를 든 작가들이 있다.ㅎㅎ

 

 

눈 덮인 궁궐에서 놀기가 얼추 끝나고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진행 중인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을 관람했다.

6시부턴 무료입장이라는데,

딱 5시 30분이구만, 그 30분을 밖에서 떨 수 없었다.

승질 급하고,

인내심 요맹큼도 없고,

입장료마저 싸다구,

오래 생각하지 말라구,,,, 부추긴다. 내 속에서.ㅎㅎ

 

 

 

이렇게나 많은 작품이 있었다니..

그의 삶이 평탄하셨나 보다...

많은 작품활동과, 많은 기고 작품들, 전시 작품들.. 이 말하고 있다.

 

 

관람 후 식사를 위해 덕수궁 앞 식당에 앉았는데, 남편과 딸은 메뉴로 실랑이다.

현주는 수육을 먹지 않을꺼면 식당을 나가자며 강수를 둔다.

남편은 주꾸미 볶음을 먹겠다 하고..

난 이런 날씨엔 뜨끈한 국물의 들깨 칼국수가 당근 땡기는데,

결국 식구들의 메뉴를 지키느라 들깨 칼국수를 포기했다.

후회했음.

까이꺼 내 메뉴를 지켜도 되었다.

너무 오랫동안 나를 포기하고 사느라 내 의견쯤은 당연하게 포기하는 모습을 직관.

충격!!

내 모습에 내가 놀랐다.

앞으론... 기필코.... 나를 위해... .

 

 

포기한 들깨 칼국수가 아쉬워서 달달한 거로 위로하자고 던킨에 앉았다..

남편은 하필 그 순간 그 자리에서 딸에게 사과를 하지 않는다고 따지기 시작.

자기가 먼 길 라이드 봉사를 해주었음에도 현주로부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들은걸

사과받고 싶다.

현주는 일이 잘 못 된 게 자기의 불찰이었음에도 아빠에게로 화를 돌렸다.

일이 잘 못된 이유를 본인에게서 찾는 습관이어야 다음번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난.

아직까지 둘이 다 화풀이 대상을 찾고 있는 거다.

 

 

화가 난 현주는 택시를 불러 집으로 혼자 귀가.

난 그건 현주가 좀 참았어야 한다고 생각.

난 옳지 않은 선택에 동행으로 동의를 표하기도 싫었고, 

만보기의 걸음 수를 채우고 싶기었다. 

집으로 오는 갈래길에서 남편과 찢어짐.

그는, 내가 그에게 저항한다 생각한다.

혹여 질세라 부리나케 올라가는 뒷모습이 딱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난,  평상시 다니던 길로 간 거뿐이구만.

 

에효,

한 가족으로 숭덩숭덩 사는 게 쉽지가 않다.

화목한 가족은 저기 멀리 별나라에나 있는가 보다.

그렇게 빨리 현실을 인정해야 불행하지 않다.

아이들이 다 커서 제 생각이 확실한 이상. 말이다.



 

 

이런 꿀 정보를 공유해준 s님께 감솨~~^^

 

 

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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