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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지킨다는것

일상의 이야기

by 별난 이 2022. 7. 17.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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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내내 전화가 울리기를 기다렸다.

거동이 어려운 김 집사님의 이동을 도와드리기로 했기에, 

그분의 딸이 평택에서 도착하면 전화를 주기로 했었다.

 

실은 심방날짜를 오늘로 잡으려고 전화를 했더니만,

마침 금욜에 구청에서 해결해야할  일이 생겼단다.

그동안 서초구 땅에 무허가 건물에 살았는데,

사용료를 수십년간 내질 않자, 연금이 가압류 되었단다.

그걸 풀기 위해  구청에 가야한단다.

 

지난번 병원에 실어다 드릴때 보니, 거동이 여간 불편한게 아닌데, 어찌 움직이려나,,,

걱정이 되었다. 

나로썬 시간을 조금만 내면 되는 간단한 일 이지만,

그 분에겐 택시를 부르는 일도, 택시에 오르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카카오택시 앱을 깔아주려니, 스마트폰이 아니라 안된단다.

택시에 오르는 일도 수 분씩이나 걸리니 택시 기사의 눈치를 봐야한다.

해서 내가 식구들을 모셔다 드리기로 했다.

식구들 중 관공서 일을 할 수있는 자녀가 딸 뿐인데, 평택에 사는 그녀가 오길 기다리는것이다.

 

나는 구역장으로서 그 분의 삶이 녹록치 않다는 건 알지만, 전체를 알지 못한다.

돕겠다며 다가와  사기를 당한 경험이 많은 때문인지

당신의 재산상태나 전체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하질 않는다.

나 또한 엄한 의심 받기 싫어 세세하게 물어보는걸 하지 않았다.

 

쌀이나, 고기, 먹거리  배달 해 드리고, 

가끔 교회서 나오는 물품  실어다 드리고... 그 정도였다.

우리의 관계는 일방적 관계였던 것이다.

근데, 요즘 집사님이 연세가 들고, 아프면서, 함께 사는 장애 아들이 엄마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사회가, 국가가, 어떻게 해 주어야 할 상황인데, 두 분은 가족이 함께 사는게 최선이라 생각하는것 같았다.

당연하다. 

엄마는 정신 장애가 있는 아들을 좀 더 옆에서 지켜주었으면 좋겠고,

아들은 몸이 불편한 엄마라도  큰 의지가 될것이다.

열악한 주거 환경만 좀 더 개선되면 좋겠다.

수세식 화장실이 있고, 겨울에 더운물이 나오는 곳이면 좋겠다.

 

남편은 내가 혹시 과몰입하게 될까봐 미리부터 예민하게 경계를 시킨다.

그간 실속없이 남을 배려하다 맘 다치는 경험을 옆에서 수없이 지켜본 탓이다.

손해를 본다.

손해를 넘어 이용을 당한다.

배신을 당한다.

대략 이런 맥락.

 

결국은 딸이 혜성처럼 나타나, 은행이며 구청을 찾아다니며, 사정을 이야기 하고, 원만한 해결을 봤다고 한다.

하루 종일 기다림과 마음 졸임과 기도.

그제 수요예배때 기도 엄청 나오드라니...이 일에 대한 예비였나보다.

우쨌든. 잘 해결되었다니, 다행이다.

 

 

보통 금욜 오후 시간대에 횡성으로 출발을 하지 않지만, 출발했다.

차가 음청 막혀서 남편이 화를 낼 만도 한데, 아뭇소리 않는다. 내 눈치 보느라....ㅎ

남 일에 쓸데없이 나서서 ,기다리다, 늦게 출발한 탓에 길이 막혀 운전이 힘들다고 투덜거릴만도 한데도.

 

 

 

다 잊고, 기운 없으니 저녁은 먹구 들어가기로 했다.

42번 국도, 코레스코 옆에 위치한

 

<<장미산장>>

곤드레밥 정식이 마이 페이브릿

기본 반찬이 15첩이다.

더덕 구이도 나오고, 온갖 산에서 나오는 나물 풍년이니,

오랫동안 구경 못한 영양소 섭취 하자.

 

갓 지은 곤드레밥과 된장찌게

 

이 집이 원래 고깃집이었는데,

반찬이 워낙 좋아서 식사를 더 좋아하는 식당이 되었다.

 

식당 앞, 차 마시는 공간에서 계속 들려오는 물소리가 귀를 즐겁게 했다.

 

나와보니, 작은 연못, 그리고 잉어식구

 

길가에서 눈에 보이는 입 간판

 

무성한 나뭇가지에 간판이 가렸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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