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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summer 그룹전

일상의 이야기

by 별난 이 2018. 9. 6.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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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모 있나...

헛되고 헛된게 인생이라며 성경에도 떡하니 써 놓은 솔로몬의 전도서를 보면...

더욱 확실하게 느껴진다.

거, 별거 없다는게...

어떠어떠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지

최소한 어떤건 지키고 살아야 겠다는지..

그런거 죄다 지키겠다고 나를 묶어두고 산 게 허무하다...ㅎ


요즘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나의 모습과 마주한다.



사진의 완성은 포토샵이라며 포토샵 과정을 수강했다.

사진, 잘 찍지도 못하면서 포토샵이라니....

이런건 내게 별로 필요치 않아...라는 생각을 하며 한학기를 수강했다.

함께한 학우들의 성실하고 듬직하고 신뢰있는 모습에 지루한 한 학기를 무사히 마쳤다.

그 와중에 나의 사진을 도와주고 싶어 보충 수업을 자처하시는 분들을 만났다.

이런 배려와 응원이 있는데 내가 나태하고 제자리 걸음 하면....배신.이다...

그러나...나, 좀, 더, 느긋하고 싶다.....

내 사진은 물론이고 내 인생에도....



사진 여행 다녀와서 함께 전시회 하시죠....메시지가 들어와있다.

이게 웬 말씀??? 그러나 먼 길 떠나는 회원님, 근심 안겨 드리기 싫어, 걍 잘 다녀 오시란 인사만 했다,

여행 다녀오시자 마자,

당장, 낼, 전시 하실 사진 파일 갖고 만나시죠... 하신다.

허걱, 이분, 추진력 갑. 이다...

이렇게  성사 된 것이 이번 그룹전....

사진 선정 과정도, 포토샵도, 아무에게도 조언 받지 못하고 그렇게 시작되엇따.

 다른 선배 회원분들에게도, 심산의 교수님께도, 죄송스러웠다..


함께 전시하게된 다른분 들과 생소한 첫 대면을  앞두고...

젊어 남미를 그렇게 다녀왔어도, 페루 마추픽추를 한번도 간 적 없으시다며

자신의 젊은 시절과, 마추픽추에 대한 아쉬움과, 한탄에 모든것을 담아내시는 어떤 분 덕에

이 새로운 환경,새로운 사람들과의 첫만남이 만들어낸 어색한 순간이 희석 되었다.



인간은 본래 자기를 나타내고 싶어 하는 본능을 가지고 잇따.

그래서 내가내가내가...이거나

내가 아는 누구누구누구 이거나...

내가 한 이거이거이거 이거나...

어쨌든, 사진은 내가 한 이거이거이거 보여 주며 나를 나를나를....을 되내이는 수단 같아 보인다.

아마도..그래서..나도...이 그룹에 끼어 있지 않나...생각한다.





서울에서 5일이 지난후에야 마추픽추에 도착한다.

고산증세를 최소화 하기 위해  멕시코와, 쿠스코, 우르밤바에서 적응시간을 가졌다.

그러나...어렵게 마주한 마추픽추는 그의 민 낯을 쉽게 보여 주지 않은채 우리를 하얀 안개로 감싸안았다.

우리는 마추픽추가 그의 뽀얀 얼굴을 보여주기까지 한참을 기다리고 기다려야만 했다.

그 기다림의 우리.이다.



인도의 오차시내 모습이다.

오차시는 인도에서 그다지 크게 발달한 도시는 아니었다.

무굴 제국 샤자한 왕이 타지마할 등을 짓느라 백성들의 원성이 커지자 아버지 샤 자한이 정복전쟁에 나간틈을 타 아들이 쿠테타로 정권을 잡는다

전쟁에서 돌아온 샤자한이 아들을 내어 쫒고 다시 정권을 잡는다.

쫒겨난 샤 자한의 아들이 도망다니다 정착을 할 수 있도록 받아 준 곳이 이곳 오차 Orcha 이다.






해발 2600미터  되는 마추픽추에 도착하자마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와 구름에 싸여 단지 하얗기만 한 모습에 망연자실 하며 한시간 반을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렸다.

더 오래 아무리 기다려도 구름이 깨끗이 걷혀 완벽한 마추픽추를 만날 수 없을 것 같자,

난 바람이 구름을 조금이라도 밀어내길 기다리다가  밀어낸 순간에 한 셧.또다시 밀어내면 또 한 셧.을 눌렀다.

기나긴 기도와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나의 남은 생 동안 앞으로 절대로 다시 올 수 없을 것인데,

눈 앞의 마추픽추를 카메라에 담아 가지 못하면 어찌합니까....

얼마를 눌렀을까...마침내 70프로의 얼굴을 내민  마추픽추를 만난다

저 산 밑바닥의 물줄기마저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러면 왠지 그 웅장함이 축소되어 보일까 저어하여...


마침내...기다림의 끝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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