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4년이 되어서야 알게된 사실이 있다.
나는, 마음을 이야기 하는데, 남편은 숫자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연애기간까지 합치면 거의 삼십년이 되었는데, 이제야 알게되었다는건....내가 너무 둔하다는 뜻??
몇달전
우리가 딸의 고등학교 입학전 전학 시기에 맞춰 제천에서 서울로 이사를 올라올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월말 이사면 남편의 발령시기와 딸의 입학전 전학시기와 맞아들어가서, 일단 이사 시기를 먼저 잡고보니,
울집...남편발령후 부랴부랴 전세 내 놓고, 급하게 전세체결하고, 우리일정에 맞게 집은 비워둔채로 제천으로 이사를 감행한 탓에,
아, 그때도 딸의 학년 시작전 전학에 맞춰 이사를 한거같다.
암튼, 울집에 들어가기까지는 한달반의 기간이 맞지 않는거다.
아무리 이사비용이나 부동산 경비를 우리가 지불해 준다 해도,
한겨울에, 세입자를 이사 내보내기가....몹시도 미안했고,
딸이 예민한 사춘기 초입을 칭구들과 어울리는 일에 힘겨워했던 것을 기억하여
초딩부터 중딩 친구들이 많이 모일만한 학교로 전학시켜주기로 맘을 먹었다.
울집은 아무래도 근거리 배정 원칙에 의하면, 서문여고일 확률이 높았다.
서문여고, 방배동에선 가장 전통있는 학교이고, 올해 서울대에 9명이나 보냈다고하고, 너무나 좋은 학교라는거를 알지만,
현주의 칭구들은 동덕여고에 가장 많이 있을 것이었다.
해서 동덕여고 근처의 아파트로 전세계약을 하고, 이사를 결정을 하였다.
이사날짜가 다가오자, 집주인, 갑자기 전화하여, 잔금을 먼저 지불해 줄것을 요청 하셨다.
저쪽 사정 이야기를 들으면서...고민을 잠시 하였고, 남편과 상의하겠노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난, 잔금을 당겨서 드리는게 과연 위험부담이 없는 일인가... 고민을 하는사이,
남편, 당겨달라는 날짜를 계산하여, 은행이자로 50만원이 넘는 이자가 발생한다고 전하란다.
당신이 받을 돈을 좀 땡겨받아, 당신의 편리를 취하실 생각을 하신 그분은, 비용을 지불하는건 싫으셔서,
이 일은 간단하게 해결이 되었다.
아, 물론, 계약서 죄다 무시하고, 잔금 먼저 달라 하신 그분은 세상물정을 모르신것 같고,
그 요청을 잠시라도 고민한 나는, 멍청한거 같고,
이럴때에, 숫자가,돈이, 참 일을 간단하게 해결하는거 같았다.
글고보니, 남편과 내가 대화를 할때, 어긋나는 많은 부분이...바로 이부분이란걸 알게되었다.
나는, 뇌에세 계산이 가장 늦게 작동되다보니, 항상 고민이 많고,
남편은, 뇌에서 숫자가 가장 먼저 작동되다보니, 결정이 빠르다,
어떤땐, 머뭇거리는 내가 매우 멍청해 보이는지, 이해는 커녕 답답해한다.
반면에, 내보기엔, 이 남자가 심장이 없거나, 생각이 없어보인다.
예를들면, 남편은 우리의 쾌적한 노후를 위해 저축을 늘이고, 소비를 줄이자로 이야기하는데,
나는 쾌적한 노후를위해, 건강 챙겨 운동 열씨미 하고, 일년에 두어번은 한달씩 한나라를 공략하는 여행을 다니자... 머 이렇게
그러나...
이 남자의 사고가 먹히는걸 보니, 세상은, 숫자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게 분명하다.
숫자는...참...멋없다.
생각할 여지를 주지 않는, 너무나 명료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숫자세상은, 항상, 가난하다.
1보다는 2가 크고, 2보다는 3이크고,..심지어 , 9보다도 더 큰 수,10 이 있다는걸 너무나 명백히 보여주기때문이다.
내가 가진 소유가, 더 많이 가진 사람보다는 늘, 적다는걸 명백하게 알려주므로,
사람들은, 누구보다 더 많이 가졌으므로 자신감을 세우기도 하고,그와 동시에, 누구보다는 적게 가졌으므로 항상 기가 죽는다.
이러는데는 아무런 다른 이유가 없다...
1<2<3....
세상이 그리 돌아가니까....
사회가 서열을 세울때도,
숫자가 혁혁한 공신자이다.
1.2.3.등....
글케 세우니, 나는 다른거 더 잘하는게 많이 있는데요...할 여지가 없다.
올림픽에서 1.2.3.등의 실력은 사실 별 차이가 없다고 보여진다.
0.1초도 아니고,0.01초 차이로 등수가 갈려지니...
똑딱을 100으로 나누어 분별한게 얼마나 큰 차이가 있다고,,,,말이다.
올림픽 결선에 참가한 선수들 모두 전 세계각국에서 발탁된 가장 훌륭한 선수들임이 분명한데,
우리는 서열을 세운다. 그리고 1.2.3등에게만 월계관과 메달과, 연금과, 포상금을 준다.
4등만 억울한 세상이다.
수..는 고대 수메르인들이 만들어낸...가장 인류를 발전시킨 문명중의 하나라고 생각된다.(내생각)
수치를 재고, 비교하고,문서로 남기고, 상업이 발달하고, 무역도 발달하고, 더불어 인류도 발달하고...
현재의 인간은...
숫자로된 세상을 만들고, 또한 동시에 숫자의 세상에 갇혀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1등아니면, 찌질이고,
1류대학 아니면, 삼류대학이고,
1등급 인생 아니면, 별 볼일이 없는 인생인거로....
그러나, 인생은, 절대로 그렇게 서열을 세울 수 없는거다.
한사람 한사람 각자의 삶은,그사람이 사회의 어느 부분에 속해 있든지 상관없이, 너무나 숭고하고, 진지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하찮게 여겨지는 사람일지라도, 느끼는 감동은 같고, 내게 전달되는 긍정의 힘도 같고, 감사의 크기는 훨씬 크다.
오히려 그들의 삶이 훨씬 치열하다.
말로는 동등한 인권이라는데, 그 동등이 아무데서도 지켜지지 않다는걸 알기에
우리 아이들에게 1등을 권유하고, 나또한 1류을 향해 바쁘게 뛰어다니는 프로그램 속에 나를 집어넣고 돌리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 속에서 아프고 멍드는건 바로 우리 자신. 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