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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을 보내드리고..

일상의 이야기

by 별난 이 2007. 12. 2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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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년가까운 세월을 병원 병상에서 견뎌내시던

시어머님께서 돌아가셨다...

작년 10월부터 곧 돌아가실꺼란 말을 듣고,

 조금씩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터 였다.

 

욕창으로 고생하시는걸 보면,

삶이 왜그리 질긴건지.. 싶다가도,

아들과 잡은 손 그리고 그 위로 오가는 안타까운 눈길은

차마 모른척 할  수 없었다.

 

이건  인간의 존엄성과 상관없는 삶이었다.

어머님께서 원하시지 않는 삶이라는것도 나는 안다.

그러나, 아들앞에서  흘리시는 눈물의 의미는........

 

난 이렇게 해석했다.

당신의 부고를 슬퍼할 아들,

부모의 부재로 쓸쓸할 아들,

두 아들의 화해....

 

그래서 그렇게 삶을 꼬옥 붙잡고 계신거 같았다.

내가 어머니를 뵈었을때,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해야할 기본 과제는

아마도 후손을 낳고, 양육하고, 세상으로 내어보내는 일이리라

어머님은 이미 두 아들을 낳고, 양육하여, 세상의 중심으로 내어보냈고,

그 아들들이 또 자손을 낳아 양육하고 있으니,

기본 과제는 완수 하셨다.

그러니, 삶에 미련이 있는것이 아니라면,

세상 걱정, 아들걱정은, 내려놓으시라고 전했다.

 

그러고 하루 지난 아침,

병원으로부터 임종을 맞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마침 중삼 아들은 뮤지컬을 관람하기위해  준비중이었고,

초딩4 딸은 이미 학교에 등교했지만, 전화를 걸어

조퇴시키고, 4식구가 병원으로 향했다...

 

 목사님께서 임종예배를 인도하시는 중에

삐삐삐 소리가 어머님의 임종을 알렸다..

 

장례절차를 밟으면서,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 보다

돌아가는 것이 더 복잡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 인간지사 새옹지마...란 생각이 왜 안들겠는가..

나와 같이 한 시간은 많지 않다.

다만, 사랑이 많으셨고,

그 사랑으로 자식 걱정이 많으셨던,

기억이 남을 뿐이었다.

 

이젠 하늘나라에서 자식을을 위해 기도하고 계시겠지.

걱정 근심 없는 나라에서,

평화와 행복만 있는 나라에서  사셨으면...

 

 

어머니,,

혹시, 제가 어머님을 서운하게 해 드린게 있다면,

용서하세요..

부족한 며느리 잔아요...

더 알뜰 살뜰 살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그리고 평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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