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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옥, 반포점

맛집이야기

by 별난 이 2024. 8. 1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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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동창회 재무이사를 무.사.히. 끝냈다.

누가 시킨 대로 돈을 꼭 쥐고 있었고,

친구들의 공감도 이끌어냈으며,

나 개인으로서도 의미있는 동참이기도 했다.

그 모든 과정에 도와준 친구들이 있었는데,  두 명의 감사가 그들이다.

매 순간 순간 모르는 거 있을 때마다

늦은 시간 상관 없이 전화로 자세히 알려줘서 든든했다.

그들에게 임기 끝남에 감사의 식사를 대접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급 만남이 성사된 곳. 

 

어복쟁반이 궁금했다.

얇은 수육. 만두, 육전을 올리고 끓인다.

 

이 시점에서 생선이 아닌 고기가 들어갔는데 어복쟁반이라니... 좀 궁금해졌다.

네이버에 재빠르게 물었지.

평양에서  소고기 편육을 놋쟁반에 담아 여럿이 둘러 앉아 먹던 음식이란다.

어복은 아마도 우(소)복이 발음이 잘 못 전해지지 않았나 싶다.

각자의 그릇에 덜어먹지 않고 공동의 큰 그릇에 담아 여럿이 먹는 것이 특징이란다.

하여 적대감이나 긴장감을 풀고 흥정하기에 적합한 음식이라고.

뿐만이 아니다. 여럿이 둘러 앉아 술 한 잔 하기에 딱이기도 하다.

 

녹두지짐

2장 /1 접시.

 

고기를 다 먹고 난 후, 메밀면 사리를 추가해 끓여 먹는다. 이거 별미.

근데, 난 만두를 욕심스럽게 먹고 나니, 배가 이미 땡땡.

조기 남아있는 마지막 만두 보이쥬~??

다들  '만두 먹다 싸울뻔한 사연'을  듣더니 만두를 양보한다.

난 모험담, 우스갯소리로 했는데,

니들 먹지 마~로 들렸나 보다.ㅎ

 

1차가 아쉬웠는지 친구가 2차를 쏜단다.

논현역 근처 치킨집으로 고~

마치 1차는 없었고, 지금 이 순간이 시작인 것만 같이 또다시 시이작~

 

 

난 이날도 할머니 짓을 세 번이나 했다. 죽고시프다.

 

신논현역으로 가려면 터미널에서 9호선으로 갈아타야 했다.

9호선을 진입하려면 입구 톨게이트를 한 번 지나야 한다.

요금 추가는 없지만 교통카드를 찍는다.

카드를 찍었는데, 헐~ 문이 후다닥 닫히더니, 어라? 또 금방 열린다. 그리곤 AI가 머라 한다.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가며 모지?? 가만 테이프를 되감아 생각해 보니, 다른 카드를 대라고 했던 거 같다.

에구머니나, 두 개의 카드 중 교통카드 말고, 다른 카드를 댔나 보다.

길고 긴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가면서 난 공포에 시달렸다.

신논현역에서 이상한 소리가 또 나면 우짜지? 하는 공포 말이다.

하여 다시 기다란 에스컬레이터를 다시 되 올라갔다.

입장하는 누군가에게 내 교통 카드를 좀 태그 해 달라고 부탁하려고 말이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이어폰에만 빠져있거나,

무신 어이없는 상황이지? 하는 표정으로 걸음아 나 살려라 내뺀다.

 

그르치... 바쁘겠지...

그르치... 저 아줌마 이상하겠지...ㅠㅠ

 

다섯 번째 어느 어르신이  내 말을 찰떡같이 알아듣고 내 카드를 받아 입장 태그를 해 주셨다.

안절부절못했던 난 그제서야 비로소 안도... 식겁했다.

그 으르신이 이 으르신의 맘고생을 읽어 준 거다. 에고

 

평가옥은 신논현역 1번 출구에서 200미터 거리에 있다.

전철을 나오자마자 두 눈 부릅뜨고 찾았는데, 다른 번호는 다 찾았구만,

아니 글쎄 1번이 안 보이는 거다. 2번 옆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님??

2번까진 찾아냈는데, 1이 읎다. ㅠㅠ

 

공사 중인  아저씨들에게 물었더니, 그들도 몰겠단다.

일하러 오면서 여기가 몇 번 출구 인지 확인도 않는가 부다.

결국 2번 출구로 나와 ㄱ자로 꺾으니 그제야 나 <1번 출구>. 하며 보인다. 

이러니, 어디 해외 자유 여행은 제대로 하겠나 말이다.

친구들은... 요새 우리도 다 그래... 근데, 숫자 출구를 못 찾은 건 좀 이상타... 였다.

나두 대박 동감혀!!

 

그전에,

오후에 스터디가 있었다.

커피값을 결제하려고 카드를 꺼내 들었다가, 아뿔싸 손가락 힘이 달려 떨궜다.

근데, 그 카드가 떨어진 곳이 쇼케이스와 쇼케이스 사이인거다.

근데, 그 쇼케이스 간의 간격이 채 1센티도 되질 않는다.

게다가... 그 쇼케이스는 이동불가. 붙박이였다.

손가락도 들어가지 않는 깊숙한 곳에 내 카드가 콕 박힌 거다.

그렇게 좁은 공간엔 1미터가 훨씬 넘는 자 정도만 출입이 가능해 보였다.

직원이 어떻게든 꺼내보려 애썼지만 적합한 도구가 없어 보였다.

커피샵에 그런게 있을리 있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나 같은 사람이 제법 있었나 보다.

팸플릿이며 명함이며 볼펜, 잡다한 게 바닥에 떨어져 잊혀 있는 게 보인다.

 

그러나..

내 카드는... 문제가 달랐다.

당장 커피 값을 결제해야 하기도 했고, 오늘 있을 저녁 모임 결제도 담당해야 했다.

최후의 방법은... 신한카드 분실신고,  새 카드 도착까지 기다린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 세컨 카드를 가지고 다니긴 했지만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다.

카드를 잃어버리고 하는 분실신고는 다급하니 성가신 일이 아니다.

그러나 말입니다. 카드가 저기 보이는데, 도구만 있으면 꺼낼 수 있을 거 같이 아련한데,,,

이 상황에 분실신고라면... 이건 정말 성가신 일이었다.

 

대박 반전은...

성실하고 성실한 직원이 '차 드시고 계신 동안 꺼내 드리겠다'더니...

정말 커피 마시고 스터디하고 있으려니

카드를 떠억 찾아다 주는 게 아닌가.

거기에... 먼지까지 웻티슈로 닦아서 반짝반짝 빛나는 카드로 말이다.

웻티슈는 그녀의 매너를,

얼굴의 땀은 그녀의 노고를 말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마음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했다.

 

그때, 세컨 카드를 꺼내 커피 결제를 하고 핸펀에 꽂아두었다가,

아까 9호선 입구서 그 카드를 꺼내 태그를 한거엿다.

ㅠㅠ

오늘 정말 창피하고, 부끄럽고, 내가 정말 진심 진실로 싫었다.

 

구래. 술에 취해나 보자규.

 

 

 

2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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