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모르고 맡은 재무.
난 '돈만 꽉 쥐고 있음 된다.' 했던 동기의 얘기를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why not? you can do it!!
마인드루 오케오케 하구 덥석 발을 담근 게 화근이었다.ㅠㅠ
돈을 만진다 함은 결국 소비에 참여해야 하고,
공금을 소비하는 건 큰 부담이었다. 내겐.
남의 귀한 돈이니 귀하게 여겨졌단 말씀.
근데, 복병이 있었다.
재무보고를 해야 한다는 점.
아찔한 복병은...
이 모든 걸 컴퓨터나 IT로 해야 한다는 거다.
더 아찔한 건.
내가 컴터에 잼병이라는 점.ㅋㅋ
만천하에 소문이 났다.
아무도 지적하진 않았지만 말이다.
물론 일은 후배들이 다~~~~ 하고,
중요한 결정은 회장이 다~~~~ 하고,
난 그저 회비 받고, 송금해 주고, 그리고, 회계보고만 하믄 되는 건데,
그거이 내겐 젤 어려운 일이었다.
지금 마지막 회계보고 중.
3 번중, 첨으로 떨지 않았다.ㅠㅠ
애고 새가슴
공로패 내용에 피식 웃음이 났다.
그대들이 어케 생각하든, 머라 써있든,
난 숫자랑 싸우고 컴터랑 실랑이하느라
머릿속은 온통 숫자가 떠다니고, 컴터가 헤엄쳤단다. 얘들아~
황금 모표도 받았다.
한 돈인데, 거, 참, 이렇게 금값이 치솟는데....
이렇게 얌전한 사이즈 라니...
두 가지 생각으로 마음이 또 시끄럽다.ㅋㅋ
퇴직한 사람은 다 안다.
거 감사패, 공로패 그 패거리들 버리느라 고생하는 거 말이다.
이게 또 집으로 가면 버려질 거라면서, 구지 이걸 해야겠냐고 태클을 걸었다.
누가? 내가.ㅎㅎ
근데, 막상, 서재에 턱 올려놓으니, 뽀대 있는거시,,, 괘안타.
한 두어 달은 둬야겠다.ㅋㅋㅋ
오늘의 장소는 광화문 어반가든.
사장님이 어찌어찌 후배의 후배 된단다.
장소는 넘 좋다
메뉴도 당근 넘 조으다..
웰컴 샐러드.
두 가지 파스타가 나왔는데, 로제 파스타는 사진에서 사라졌다.ㅠㅠ
이 관자가 넘 야들야들하게 익혀져서 인상 깊었다.
나도 울 집에 손님들을 수십 명씩 초대하여 대접하던 시절이 있었다.
남편 회사 부하 직원들이었는데, 늘 최고의 대접을 했었다. 감사하다는 의미였다.
최상의 메뉴는 최상의 재료가 말한다.
회, 송이, 전복, 해삼, 대하, 수삼.... 그리고 관자요리가 나갔었는데,
그 식감을 내가 아는구만, 전문 요리사가 내놓았던 그 어떤 관자보다 더 야들 쫀득한 게 아닌가..
그때 그 출장 요리사가 혹시.... B... 급이었으려나???
순간 훅 의심이 들었다.ㅠㅠ
이탈리아에선 피자가 식전에 나오더구만,
그래서 그 큰 피자를 먹고 나면, 다음 요리 시식 불가였구만,,,
스테이크에 앞서 나왔다.
담백하니 맛있을 것 같은 생김새 그러나 치즈향이 강했다..
난 소소.
스테이크가 아주 알맞게 잘 구워져 나왔다.
내가 잘 못 구워 퍽퍽해진 횡성한우보다 백배 나았으~^^
재료 보다 요리사가 중요한가 봄.
남자들은 주류에 진심이다
내가 그동안 소비를 무쟈게 쪼였는지,,,
이 장소의 식사 가격은 맞췄는데, 술값이 비싸다고 연락이 왔다.
와인을 공수하여 콜키지만 부담하고 제공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다.
소주, 맥주값이 아무리 비싸다 해도, 와인값보다 비쌀까.?
허나, 행사의 품격도 있고, 머니머니 해도 식사의 품격이 있는데,,, 와인이 어울리겠다 싶었다.~
마지막 행사에 넘 빡빡하지 않기로 했다.
아무리 꾸욱 쥐고 있어도, 쓸 거 다 쓴다. ㅋㅋ
그케 공수한 와인 20병.
겨우 한 두 모금 마신 친구들이 주변에 천지인데, 누가 그새 다 마셨는지.
사람들이 꽉 차기 전 한 컷
난 이 일을 하면서, 내가 아주~~ 골수~~~ 고지식파라는 걸 알게 되었다.
오랜 세월 집순이로만 산 티 또한 여기저기서 났다.
빠른 판단은커녕 장고의 시간이 너무 길었다..ㅠㅠ.
아주 작은 일에도 머뭇거렸다. 최선의 선택을 위한 장고라는 건 핑계다.
걍 빠른 판단이 어려웠을 뿐이다.
스스로를 실드치자면, 이런 경험이 없어서다.
드디어 엑셀도 배웠다.
그 엑셀이 마중물 되어 지금은 한글을 배우고 있고,
앞으로 ppt도, AI도 배울 거고~~
아무튼 IT와 친해질 꺼다.
바람직한 설계 아님??
신임 총 동창회장과 한 컷
나를 발 담그게 한 장본인, 나때문에 발 담근 한 친구. 모두가 함께 담겼다.
ㅎㅎ친구니깐~~
내게 큰 성장을 하게 한 두 해다.
이 나이에 성장이란 표현도 어색하고, 거 해서 머 할 건데~ 할 수도 있지만...
훗날, 어쩜...
그때 그거라도 배워두지 않았음 어쩔 뻔했어~
할는지 혹시 누가 아남??
무튼,
총동창회의 무궁무진한 발전을 빈다.
선배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기를..
후배들의 수고가 보람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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