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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비닐봉지

일상의 이야기

by 별난 이 2013. 4. 1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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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속에 돌아다니는...꼭 먹고싶은 사종세트..

믹스커피...방금구워나온 달큰한 빵....왕만두...쑥 인절미...

이제 살것 같은가보다.

먹고싶은게 생각나는거 보니..

일단...믹스커피 한잔을 탄다.

다시 체하면 안되니 야곰야곰 삼켜본다...

에고야...이맛이 꿀맛이구나.

 

 

 

 

어제부터 눈에 아른거려 오늘 이순간을 대비하는 맘으로, 사다놨다...ㅠ

그림의 떡으로..먹지도 못하고...

울집 먹쇠들이 몽땅 먹어치울까봐 감춰놨었다...ㅋ

 

 

바나나주스...

고구마라떼...

 

 

왕만두로 만두국을 끓여주는 집으로 점심먹으러 마실가서...위를 채운다...

이집 왕만두.. 수제 만두다..

 

 

꼬박 24시간을 굶어주고,

거기다 24시간을 더 죽으로 연명하였으니...

손발이 달달 떨리고, 기력이 쇠하여 한걸음 내디딜 수 조차 없었으니...

이젠 먹어줄 차례다..

구래서 만두국 먹고 힘내서 장까지 봐왔다...

딸기...커다란 박스로 한박스 사왔다...

누가 다 먹어치울지 모르겠으나...맘은..

 

 

에라 모르겠다 자몽도 사왔는데...

내 예상이 딱 맞다..뒷맛이 써서...걍 쥬스로 직행 시키기로 결정했다.

 

 

얘네들이랑 같이 갈아버릴참이닷

 

한박스 갈았는데...딱 요만큼 나왔다...ㅋ

 

 

지난 화욜.

올만에 간 연습장서 풀스윙을 딱 두번 하고났는데...

어째...속이 미식미식...

울렁울렁 거리는게 아닌가...

딱두번 하고 쉰다고 오프로...잔소리 하는데...

아무래도 내 몸이 이상했다...

이거...

장기가 ...화들짝...놀란게 틀림없다...ㅋㅋ

나, 한번 체하면 3박4일 드러누워 고통속에 헤매야 하는 악몽이 두려워...

한의원엘 들렀다.

그동안 건강한 체질덕에 집 주변의 병원과 담 쌓고 살았기에, 약국에 들러 물어서 갔다...

근처에 한의원이...어디 있나욤???

anyway,

어케 오셨나용??

급체한거 같아요ㅠㅠ

 

의사...

1차로 등뒤에 부황을 뜨더니...거기서 나의 피같은 피를 뽑아내고...으악~~

2차로 위장과 상관 전혀 없을것 같은 다리와 발에 침을  놓고....

20분쯔음 놔둬야 한다는데, 10분도 안되어 속이 울렁거리는거다...

나, 아줌마, 용감하게,,

비닐좀 ~~~우웩

의사...

3차로...환을 가져다주며 더 먹으란다...

미처 다 씹기도 전에 또한번

비닐~~~~플리즈~~

것두 부족한지

4차로 뜸까지 뜬다...

글케 누워있다보니..좀 편해졌다.

얼굴에 핏기가 돈다나???

나, 아무래도 집에서 누워있는게 편할것 같아 집으로 가겠다고 일어났다...정말 괜찬은거 같았다...

친절한 간호사...차에서 필요할 수 있으니...가져가라며 까만 비닐봉지를 건넨다...

병원에서 나와 길을 걷는데...발걸음 한걸음 내 디딜때마다 몸이 출렁이고, 속도 울렁이더니...

결국...

내방역 사거리 한복판에서...

그 까만 비닐봉지를 꺼내 입에 대고....큰일을 두번이나 치뤘다...ㅠㅠ

두 손과 두 다리가 달달 떨리고 말 나오질 않아...한걸음에 갈 수있는 주차장에 조차 도저히 걸음을 뗄  수 없었다.

누군가 도와줘야 하는데...얼른 떠오르는 그녀는...지금 마침 동유럽 여행중이었고...

마침 점심시간 맞춰 주변의 건물에서 몰려나온 직장인들이 음식점 향해 몰려다니는데...

까만봉지 입에대고 창피한건 고사하고,

어쩌지? 어쩌지?

앉고싶어 죽겠는데, 앉을 만한 자리가 없어 그렇게 길거리에 엉거주춤 서 있는데,

등뒤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괜찮으세요???

아뇨...그럴리가...

연습장 사장님과 프로들..이었다...

별로  친하게 지내지  않았지만...

달달 떨리는 손으로 비닐봉지 꽉 부여잡고, 새만한 목소리로.....도와주세요....

싸장님,

쏜살같이 주차장으로 달려가셔서 내차 끌고 오시더니,

극구...울집까지 실어다주고, 당신은 택시타고 가셨다...

사장님, 저렇게 뛰시는거 첨 보는데???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젊은 한의사, 위에있는 음식을 자연스레 내려보내는 방법보다,

쏟아내는 처방을 쓴게 틀림없다.

쏟아내야 편하다고 누구는 그러는데,

그러고도 이틀동안 체한후 두통으로 고생할껀 다 했다...ㅠㅠ

먹지도 못하고...

이젠 곡기가 안들어가면, 걸음도 떼기 힘든 연세다.

그렇게 하루 꼬박 굶어주고, 또 하루 죽으로 떼우고 나니,

지방으로 불룩했던 복부는 홀쪽해 졌으나...

내 머릿속은 온갖 먹고싶은 메뉴로 복잡해 졌다.

달랑 48시간의 금식만으로도 이렇게 먹고자픈게 많은데,

울아들. 어케 8개월의 금식을 견뎠을까...

그녀석,,, 참으로....대단한 녀석이닷~~

암튼...

나이들면 느는게, 식탐이랑...분노...라더니....맞다.

일단 마트에 가서....먹고시픈거...죄다 카트에 담았다...

 

그리곤...만나는 사람들마다 얘기한다.

이제, 길거리 대로에서, 까만 봉지 입에대고 쏟아내는 사람 있으면...

이상한 눈길 보내기 보다 내 아바타이니... 불쌍히 여겨주라고...말이다...

ㅠㅠ

살다살다 별거 다 하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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