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초에 아들의 양악수술이 있어서
그 즈음에 몰려있는 온 가족의 생일을 일체 생략했다...
고통분담..이라고 알라나몰라...
내 생일이 5월에 있었다.
해마다 식구들 생일은 죄다 챙겨주고 내생일은 걍 넘었었기에 올핸 계속 떠들기로 했다...
삶의 방식을 바꿔본거다...
늦었다고 생각했을때 시작해봐야 할 것이다...
그래야 발전할 수 있다...
낼모레가 내 생일인데...내가 이렇게...무수리로 고생이 많아...
-낼이 내 생일인데 너희들 머 준비했니???
하면서...
왕부담을 팍팍 주었다...
생일 하루전...
아들은 부담 지대로 받았는지...
아빠 언제 오시는지 계속 보챈다..
-얌마, 아빠 일박이일로 단합대회 가셨어...내일 오셔...
생일 당일...
아침부터 아빠 언제 오시는지 아드님의 문의가 쇄도한다..
-얌마...엄마 생일이니 일찍 파하고 오시라고 문자 넣어...팁을 줬다...ㅎ
첨엔 아들이 달달 볶는 소리로 들렸다...
아차, 나의 실수!!
내 생일 선물 사러 원주로 가자고 하는 통에 내가 운전해야할 일이 더 생긴 셈이다...
-얌마 내 생일 선물 사러 원주로 내가 운전을 하고 가야하냐?? 그러코롬 하면서까지 선물 받고 싶지 않다.
차라리 안받고 말겠어....
남편이
뒤늦게 내 생일임을 알고 일찍 두어시쯤 나타났다...
다행이다.
일단 저녁즈음 생파는 할수있겠군..했다
원주까지 운전기사도 할수있겠어...ㅎㅎ
근데...
늬들..생.선.은 먼데??
멀 사주겠다고 원주까지 가자는겨??
난 원주에서 사고시픈거 별루 없는데???
엄마...ost..있잔어...
여자들은 그런거 좋아하는거 아냐?? (현주가 ost 매니아다 보니...)
목걸이 사줄께...
십마넌 안쪽으로 사세요...
-얌마, 너 돈이 얼마나 있다고 글케 통크게 써??
이눔...한달 용돈 타면, 께임 씨디 사느라 닷새 이내에 미리 다 써 버리고
나머지 25일을 자린고비로 굶고 걷고 하며 지내는 애다.
요즘은 진화하여 용돈 탈것을 대비하여 용돈 입금 날짜 즈음에
미리 샤핑할 아이템을 서칭해 놓고 당월 용돈이 입금되기만을 기다리는 철없는 아덜임을 알기에
또 저 녀석이 뻥까지 치는가 싶어서 다그쳤더니..
아 글씨...
-좀있으면 용돈 들어와요....한다..,,,,꽈당...
그 용돈..내가 매월 따박따박 입금해 주는거다...ㅠㅠ
내가 졌다..졌어...
암튼...
그렇게 철이 있던 없던
껨보이건 아니건
양악수술로 나를 힘들게 했든 안했든...
자기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들이 적극적으로 보채는바람에
아빠의 맘도 움직이고, 나의 맘도 움직여서
일단 원주로 나왔다...
다이렉트로 ost 로 들어가더니...
아빠랑은 팔짱을 끼고...맘껏 고르세요...한다...ㅋㅋ
먼저 상품을 좌악 훑었다...
당연히 내 맘에 쏘옥 드는 아이템은 없었다...
게다가...웬만한건...울딸...현주 보석상자에 이미 다 소장되어있는 디자인들 이다...
그래도...
장정 두명이 좁은 가게를 딱 버티고 있고 나와 딸까지 네명이 들어서면 꽉차는 가게에서
걍 나오기엔 왠지...부담스러웠다..
.어느거라도 하나 사기로 맘 먹고,
그중 하나를 선택하기로 한다...
29900원이요...하니
아들,,,통크게
- 더 고르세요...10만원어치....한다..
얌마..
선물을 금액에 맞춰 여러개 사는 사람이 어딨어?? 선물에대한 예의도 없는녀석...했다
됐고,
현주도 하나 사줄꺼지???
..셋트의 팔찌는 현주가 사라...했더니...
현주는 손가락으로 X자를 만든다...
가격이 넘 비싸다는 의미다..
너의 마지노 금액은?? 했더니
삼만원...한다...
고녀석...참 기특하다...
겨우 중삼밖에 안됬는데...
어른에게 부정의 자기 의사 분명히 밝히는 모습이 상당히 당당해 보인다.
삼만원은 현주의 한달 용돈이니....
현주 통장이 울집 식구들중 젤 큰 금액이 들어있든 아니든 상관없이
충분히 자기로선 성의를 맥시멈으로 표시한 금액이다...
난...
구럼...
넘 약소하다 생각한 아덜이 오만원짜리 팔찌 사고,
넘 과하단 생각한 딸은 삼만원 목걸이 사라...
로 결정해 주었다..,
오늘은...
내손으로 케익을 샀어도 하나도 속상하지 않았다.
두개의 큰 보물을 얻었기 때문이다.
철없어 보이는 아들의 기특함에
딸의 건강하고 당당한 자기 의사까지...두가지 보물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생파시간에..
-아빤...머 ...준비한 선물 없으세요??
애들이 핀잔을 준다...
-아빤...용돈이 따로 없어서 돈이 엄써....
우이~~우리보다 부자잔나요...
설마 삼만원만 하시겠어요???
-네 엄마는...비싼거 조아해...명품 핸백 하나 사요...한다
이뤈....
내카드가 그카드고, 그의 카드가 내카드인데...멀...얼마나 쓸 수 있을까나???
순간 갈등된다...
ㅈㅁ의 말이 떠오르기도 하고...
걍..핸백 먼저 사고나서...여봉 고마워...내 생일선물 내가 미리 샀어...당신이 결제만 하믄되어여~~
이렇게 길들여야한다고 했었는데...
울 생활비에서 그런돈 난 못 쓴다....고....
아빤 너무 성의 없어요..
자세가 안되어있어...자세가...
아빠가 그럼 안되요....
아이들의 질책이 계속된다
하필 엄마 생일에 단합대회를 잡은거 자체가 잘못하신거예요
게다가 일박이일로 다시 잡으라고 아빠가 그랬다면서요??
엄마 생일만큼은 피해서 잡으셨어야죠....하면서 성토했다...
어쨌든...
난 이여름...아이들이 사준 목걸이와 팔찌를 낮이나 밤이나 하고 산다...
볼때마다 뿌듯하다...
자식이 이런거구나...
난 우리엄마아빠께 어땠나...되돌아보기도 하고...
참...난...못했구나....반성도 하고..
앞으론 좀 더 잘 해야겠다...고 다짐도 하고...
이런게 가정이고
이런게 삶인거지...
머 대단한게 있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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