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글고보니 그러고도 몇해동안 그는 내가 주선하는 모임에 선약이 있거나, 혹은 갑자기 약속이 생겼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선약이 있다고 한다.
예상답안이니 정답이라 해야하나??
그는 선약이라 말하는데, 내귀엔 나가기 싫어...글케 들린다.
그가 왜 나오지 않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나도...차암...문제다... 안나온지 몇년이나 되었는데, 이제야 생각을 하게 되다니...쩝
난 모임만 주선할 뿐이지, 나오고 안나오고는 순전히 칭구들 각자의 의견에 맡기는게, 내 원칙이라면 원칙이다.
그건...장애인을 케어할 때도 변치 않는 원칙이다.
장애인을 미술관이나 현장체험 장소에 데려다 놓고, 같이 관람은 하되, 관심있는 일을 찾아내고, 의문을 풀어나가는것에
깊게 관여하지 않는다,
자녀을 양육할때도 어김없이 그런 원칙을 지켜왔던거 같다.
쳇, 그래서 모두 실패작이닷.아직은...ㅠㅠ
아주 오래전,
고등학교때.
그와 나는 같은반, 같은조, 같은 서클, 머 그렇게 얼기설기 복잡하게 얽혀 자주 만났다.
어느날, 그로부터 쪽지를 받게되는데, 아마도 그의 맘이 적힌 쪽지였던거 같다.
아, 지금서 생각이 나는데....
그를 남친으로 만나면......
흠....결혼의 확률은 너무 낮고,,,,
그럼 좋은 친구를 잃을것 같았다.
난, 50 이 넘어서도 그를 좋은 친구로 만날수 있기를 바랬었다.
그랬다....50이 넘어서도 좋은 친구....
그래서....
그때나 지금이나, 하여튼, 거절 하는거 하나는 끝내주게 잘했던거 같다.
암튼, 그의 맘을 헤아릴 여유 없었던 나는 그가 얼마나 불편했을까 ...혹은 아팠을까...는 미처 생각을 못했엇따.
고1 이였으니...
그이후로 내가 얌전히 학교생활을 했으면 그나마 그에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켰을것인데...
안타깝게도, 그넘의 미친 존재감 덕에...
그이후로도 쭈욱~ 내겐 내 의사와 상관없이, 남친들이 있었던거 같다...ㅎ
지금도 시집가서 잘~ 사는 칭구들은, 어장관리를 잘~ 한 칭구다.ㅋㅋ
내가 그때 그런 놀라운 세상을 진즉에 알았더라면, 어장관리 잘 하고, 잘난 신랑감 만나, 떵떵거리며 잘살고 있을것인디....쩝.
언제나 내가 깨달았을땐 너.무. 늦.었.다....ㅠㅠ
그리고 50즈음이 되어서 그를 첨 보게 된다.
것도, 내가 동창회일을 맡고 나서, 동창들을 모임으로 불러내다보니, 그에게도 전화를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친한 친구들 모임을 따로 만들었다.
처음 한두번 나올땐 그런 생각을 못했으나, 어느날부터 계속 약속이 생겼다며 모임에 소극적인 그를 보면서...
왜그럴까....
생각해 보게 된것이다.
나라면....편하게 나올수 있을까....
너라면,,,,어떤 생각일까....
아, 삼십년이란 세월도 정리하지 못한 무엇이 남아 있다면, 지금이라도, 미안하다고 해야할까...
이제라도, 너랑은 좋은 친구이길 바랬어....미처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말을 해야하나???
이런저런 생각이 머리에 왔다갔다 한다.
그리곤, 그냥 묻어두기로 한다.
그에게 편한 길이이라면 그렇게 하자.
편하지 않다면???
오지랖 발동하면??? 어찌 변할지 나도 모름/ㅋ
대신, 미안함을 글로 남긴다.
칭구야, 미안해. 진심.